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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박사 서효석의 건강 365] ‘마음 주름’펴야 진짜 동안!

입력 | 2009-06-11 08:42:00


피부 미인 되기 1 - 효빈

서시(西施)는 중국 춘추 시대 월나라의 대표적 미인이다. 오나라의 왕 부차에게 패한 월나라가 그 복수를 하고자 여러 가지 준비를 했는데, 그 사전 공작의 일환으로 부차의 총명을 흐리게 만들고자 미인계를 썼는데 여기에 발탁되었던 여인이다.

서시의 미모에 홀딱 반한 부차는 정사를 돌보지 않고 그녀에게 빠져서 주색잡기로 세월을 보냈다. 부차의 충신 오자서가 극구 만류했으나 어느 시대에나 충신이 있으면 간신이 있는 법. 오자서를 내치고자 하는 간신 백비의 모함에 빠져 부차는 오자서에게 자결을 명한다.

힘을 기른 월나라가 마침내 오나라를 공격하여 멸망시키니 마지막에 오왕 부차는 저승에 가서 오자서를 만날 면목이 없다고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고 자결한다. ‘와신상담’으로 유명한 오, 월 두 나라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가슴을 흔드는 흥미진진한 복수 이야기다. 그 속에 부차를 나락으로 끌어 내렸던 서시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으니 바로 ‘효빈(效빈)’이다.

서시는 가슴앓이 병이 있어 매양 이마를 찡그리는 일이 잦았는데 어느 추녀가 이를 보고 이마를 찡그리면 얼굴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으로 생각하여 자기도 열심히 이마를 찡그리고 다녔다는 것이다. 그러자 어떤 이는 문을 닫아 걸어버렸고, 어떤 이는 아예 그 동네를 떠나 버렸다고 한다. 아름다움의 본질을 모르고 겉으로 드러나는 단편만 보고 흉내를 내려 한다하여 ‘본받을 효(效), 찡그릴 빈(빈)’을 써서 이런 경우를 ‘효빈’이라고 하는 것이다.

요즘 방송을 보면 너나없이 동안(童顔)인 여성을 찾아서 보도하기에 열을 올린다. 20대의 얼굴과 피부를 지닌 40대, 30대의 피부를 지닌 50대를 찾아내서 그 비결이 무엇인가를 취재하는 데 열심인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일반인들도 너나없이 동안을 지니기 위해 얼굴에 투자하는 시간과 자본이 만만치 않은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그런데 필자가 궁금한 것은 ‘왜 동안을 선호하는가?’이다. 아니 좀 더 근본적 질문을 한다면 ‘진정한 동안이란 무엇인가?’이다.

선천적으로 어려 보이게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그야말로 동안은 삶에 잡티가 없는 해맑은 얼굴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나이가 한참이나 어려보이는 외모도 좋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외모만이 아니라 ‘아이처럼 순수하게 사는 삶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인상’인 것이다.

때문에 머리가 희고 나이는 충분히 들어 보이는 데도 그야말로 아이의 얼굴처럼 해맑은 표정과 피부를 지닌 사람이 있을 때 우리는 ‘얼굴이 진짜 동안이십니다’ 하고 감탄하는 것이다. 나이가 한참이나 어려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제 나이를 느끼게 되지만 ‘맑고 곱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화장이나 꾸미기로 가꾸어지는 동안보다 삶이 깨끗해서 맑게 보이는 얼굴, 또는 내면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진정 깨끗한 피부를 지닌 어려보이는 얼굴이 진짜 동안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요즘 미인이라고 방송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얼굴을 보면 잘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그 얼굴이 그 얼굴인 경우가 많다. 아예 사진을 들고 가서 ‘이 얼굴로 만들어 주세요’라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현대판 ‘효빈’이라고나 할까?

편강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