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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여기도 태봉이… 저기도 태봉이”

입력 | 2009-06-12 03:03:00

탤런트 윤상현은 1일 SBS ‘야심만만2’(왼쪽)와 MBC ‘놀러와’에 동시 출연했다.


인기연예인 겹치기 출연 잦아… 시청자들 뿔났다

‘어라, 왜 태봉이(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 윤상현의 극중 별명)가 2개 채널에서 동시에 나오지?’

최근 인기 연예인들이 같은 시간에 방송하는 예능프로그램에 ‘겹치기’로 출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프로그램 간 과열경쟁이 빚어낸 일로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을 뺏는다는 지적이 많다.

자주 겹치기가 일어난 때는 월요일 오후 11시대 예능프로그램.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KBS2 ‘글로벌 토크쇼 미녀들의 수다’(미수다), SBS ‘야심만만2-요절복통 유.치.장’ 등 3개의 토크쇼를 방송하는 시간이다. 세 프로그램이 시청률 10% 내외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시간대 중복 출연은 최근에만 3번째다. 4월 20일 가수 겸 배우 임창정이 ‘야심만만2’ 37회와 ‘미수다’ 124회에 동시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5월 18일에는 개그맨 박지선이 ‘미수다’ 128회와 ‘야심만만2’ 41회에 나왔다. 탤런트 윤상현도 1일 ‘야심만만2’ 43회와 ‘놀러와’ 245회에 겹치기로 모습을 드러냈다. 출연자가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토크쇼다보니 내용도 엇비슷했다. 윤상현의 과거 연애 이야기나 아르바이트할 때 고생했던 경험, 데뷔 초 연기로 고민했던 이야기가 두 채널에서 모두 나왔다.

겹치기 출연은 아침이나 주말 방송도 예외가 아니다. 탤런트 전원주는 10일 오전 9시 반에 방송하는 MBC ‘기분 좋은 날’과 KBS2 ‘여유만만’에 동시 출연했다. 개그맨 신동엽도 SBS ‘일요일이 좋다 2부-골드미스가 간다’(골미다)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한 달가량 같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들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의 비판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인기가 있다고 해도 여러 프로에 나오니 새로울 게 없다.”(김은정) “동시간대 출연은 팬의 입장에서도 (제작진에게) 기분 나쁘다.”(박주희) “시청자에게도, 타 방송에도 예의가 아니다.”(최상임)

시청자들은 토크쇼 제작진의 게스트 맞불 편성에 식상한 지 오래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