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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65% “규제 탓에 힘들다”

입력 | 2009-06-12 03:03:00


지주회사 중 상당수가 각종 규제 때문에 기업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일 ‘지주회사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란 비공개 보고서에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37개사 중 24개사(64.9%)가 ‘지주회사 관련 규제 때문에 기업활동에 애로가 있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애로가 없다’는 기업은 10개사(27.0%)에 불과했다.

지주회사는 주식 소유를 통해 다른 기업을 지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 지주회사 체제는 순환출자구조와 달리 사업 부문이 자회사별로 분리돼 있어 특정 계열사의 위기가 그룹 전체로 전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고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 등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지주회사제도가 도입됐지만 그때 경제력 집중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만든 규제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규제가 △지주회사에 대한 금산분리 △다른 계열회사의 주식 취득 제한 △지주회사 부채비율(200%) 제한 △지주회사 체제 내 공동출자 금지 등이라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지주회사들은 이런 규제들로 인한 가장 큰 부작용으로 ‘신규사업 진출 저해’(41.5%·복수응답)를 꼽았다. 다음으로 기업인수 저해(24.4%), 구조조정 저해(19.5%) 순이었다. 기업활동에 부담을 주는 관련 규제 1위는 ‘다른 계열회사의 주식 취득 제한’(48.8%)이었다. 전경련 측은 “지주회사가 자기 계열사가 아닌 다른 회사 주식을 5% 넘게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어 지주회사의 신규사업 진출과 그에 따른 투자활성화가 방해받고 있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지주회사 규제 개혁안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