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00억 원 클럽’에 이름을 올린 벤처기업이 지난해 처음으로 200개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벤처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5%를 차지하고 일자리를 8만 개 가까이 창출해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연간 10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린 벤처기업은 지난해 202개로 전년(152개)보다 32.8% 급증했다. 매출 1000억 원 이상 기업은 △2004년 68개 △2005년 78개 △2006년 102개 등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000억 원 이상 벤처기업의 총매출은 40조8000억 원으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5.0%를 달성했고 이들 기업이 창출한 일자리는 7만9769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는 NHN이 지난해 1조2081억 원의 매출을 올려 벤처기업 최초로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매출 5000억 원 이상인 기업은 디에스엘시디 등 10개였고, 5년 연속 매출 1000억 원을 기록한 기업은 40개에 이른다.
매출 1000억 원 이상 벤처기업의 나이는 17.1년이고, 삼익티에이치케이가 44년으로 가장 오래됐다. 씨에스윈드와 청우테크는 2년으로 가장 단기간에 진입했다. 업종별로는 첨단제조업(72개), 일반제조업(86개), 소프트웨어 및 정보통신(19개) 순이었다.
홍석우 중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10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린 벤처기업이 200개를 넘어선 것은 국내 벤처기업의 경쟁력이 강하다는 뜻”이라며 “벤처 투자가 활성화돼 한국에서도 글로벌 벤처 기업이 탄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5월 29개 창업투자조합의 신규 결성 금액은 1742억 원에 이른다. 또 중기청에 신규 등록한 창업투자사는 지난해 전무했지만 올해 1∼6월 6곳으로 늘었다. 특히 국민연금 등 큰손이 벤처 투자에 가세해 모태펀드 투자액이 올해 1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중기청은 내다봤다.
중기청은 벤처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투자 자금 공급을 위해 2012년까지 1조6000억 원 규모의 모태펀드 재원을 마련하고, 국회에서 벤처특별법을 개정해 벤처기업과 관련된 각종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