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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소설 ‘블로그’ 넘어야”

입력 | 2009-06-12 03:03:00

인터넷 소설 카페인 ‘한페이지단편소설’. 인터넷 환경은 독자들을 새로운 작가로 탄생시키기도 한다.


기성작가 책 묶기전 홍보수단 그쳐

김명석 교수 “새 장르로 가는 과도기”

최근 활발해진 작가들의 온라인 소설연재에 대해 “책으로 나오기 전 블로그 소설이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고 아마추어 작가나 신인 작가들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성신여대 김명석 교수(사진)는 ‘인터넷 소설, 새로운 이야기의 탄생’(책세상)에서 “인터넷 소설이 새로운 예술 장르로 자리 잡는 초기에 기성 작가들의 합류가 일정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디지털 문학으로서의 다매체적 속성, 새로운 예술미학을 대변해 주는 작품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독자의 역할이 제한적이어서 사이버 서사의 미래상인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온라인 소설이) 디지털 공간을 이용하면서도 여전히 ‘글’로서 남아 생명력을 찾아가는 과도기적 양상”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곁들였다. 그는 “인터넷 소설이 새로운 문학의 장으로서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며 “디지털 시대 소설이 멀티미디어 하이퍼텍스트로 나아가지 않고 텍스트 중심의 블로그 소설로 나아간 것은 일보 전진 일보 후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본격문학 작가들의 온라인 연재를 ‘블로그 소설’이라고 개념화했다. 현재 대부분의 온라인 소설 연재는 블로그 형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요인으로는 게시판에 자기 이야기를 올리고 타인과 공유하는 블로그 기능이 이야기 문학인 소설과 잘 어울린다는 점, 커뮤니티 기능을 강조하는 한국형 블로그의 특성 등을 꼽았다.

블로그 소설의 효시는 2007년 박범신 작가의 ‘촐라체’라고 봤다. 이후 다양해진 온라인 연재가 작가, 독자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점, 인터넷 문화의 가벼움을 채워줄 진지한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교수는 작가와 독자 사이의 경계가 사라지기 시작한 디지털 시대의 문학적 변화를 살펴본 ‘인터넷 공간에서 작가와 독자의 새로운 만남’, 드라마나 영화화된 대표적인 인터넷 소설의 특징을 분석한 ‘인터넷 소설에서 남녀 캐릭터의 특징’ 등을 함께 짚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