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료 역대최고 1644억
R 마드리드로 이적 합의
박지성 재계약 영향줄 수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사진)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다.
맨유는 1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호날두를 레알 마드리드로 보내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영입 제안을 한 뒤 하루도 안 돼 이적을 발표한 것. 맨유는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호날두를 8000만 파운드(약 1644억 원)에 데려가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팀을 떠나고 싶다는 호날두의 뜻을 존중해 레알 마드리드가 호날두와 (계약 조건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적료 1644억 원은 레알 마드리드가 9일 카카(27)를 이탈리아 세리에A의 AC 밀란에서 데려오며 지불했던 이적료 6800만 유로(약 1184억 원)를 넘어서는 금액. 2001년 지네딘 지단이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을 때 유벤투스(이탈리아)에 지급했던 최고 이적료 7300만 유로(당시 환율 약 1271억 원)도 넘어서는 사상 최고 이적료다.
2000년부터 2006년까지 회장을 맡았던 페레스 회장은 재임 시 레알 마드리드를 지단, 호나우두, 루이스 피구, 데이비드 베컴 등 최고의 선수로 채워 스페인 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한 프로 구단으로 만들었다. 2008∼2009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무관에 그치자 이달 다시 복귀한 페레스 회장은 다시 최상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갈락티코(스페인어로 은하) 정책’을 공언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카카를 영입한 데 이어 호날두까지 영입하며 올 시즌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프리메라리가의 숙적이자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FC 바르셀로나와의 자존심 대결도 관심을 끌게 됐다.
한편 호날두의 이적은 맨유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28)의 재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상대적으로 골을 많이 터뜨리지 못했던 박지성은 호날두의 이적으로 골 결정력이 좀 더 뛰어난 선수가 맨유에 영입되고 이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러나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동료의 뒤를 받치는 박지성의 효용 가치를 생각하면 그의 재계약은 무난하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