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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콘 잡지 ‘위클리스탠더드’ 美 억만장자에 매각될 듯

입력 | 2009-06-12 03:03:00


조지 W 부시 행정부 초중반기 “백악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잡지는 타임이나 뉴스위크가 아니라 위클리스탠더드”라는 말이 돌았다. 위클리스탠더드는 당시 발행부수가 7만5000부에 불과했지만 네오콘(신보수주의) 이론가들이 총출동해 이라크전쟁에서부터 낙태 동성애에 이르기까지 온갖 이념전선에서 치밀하고 집요한 매파 논리를 퍼부었고 그 화력이 대단했다.

하지만 네오콘의 쇠락과 함께 영향력이 퇴조하더니 이제 주인이 바뀔 운명에 처했다. 미국 주요 언론은 10일 위클리스탠더드 소유주인 미디어그룹 뉴스코프의 루퍼트 머독 회장과 억만장자인 필립 앤슈츠 씨 간의 잡지 매각협상이 타결 직전이라고 보도했다. 앤슈츠 씨는 영화제작소, 스포츠팀 등을 소유한 미국 내 36번째 부자(재산 총액 80억 달러)로 보수적 가치의 확산에 큰 관심을 기울여왔다.

한 해 100만 달러 이상의 적자를 내는데도 불구하고 이 잡지에 특별한 애착을 보여 온 머독 회장이 매각을 결심한 데 대해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은 “그가 보수 정론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을 소유하고 있으며, 정치적 성향이 보수에서 중도로 조금 옮아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클리스탠더드는 네오콘 그룹의 3대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윌리엄 크리스털 씨가 1995년 머독 회장을 설득해 창간했다. 당시 머독 회장이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네오콘 이론가인 로버트 케이건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 등 유명 논객들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했으며, 부시 행정부 들어 백악관에서 가장 먼저 읽는 주간지로 정평이 났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