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휴대전화 음성통화를 320분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이나 독일 사람들이 사용하는 양의 2~3배에 해당한다.
12일 미국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 한국의 1인당 월평균 휴대전화 사용시간은 발신과 착신을 합쳐 320분으로 집계됐다. 조사대상인 49개국의 평균은 302분이었고 한국은 8번째로 통화시간이 길었다.
통화시간이 긴 나라 상위권에는 아시아 국가들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미국이 1인당 월평균 829분의 음성통화를 사용해 압도적인 1위였고, 캐나다가 444분으로 3위였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홍콩 447분(2위) △중국 434분(4위) △인도 430분(5위) △싱가포르 377분(6위) △방글라데시 303분(9위) △태국 263분(10위) 등이 모두 톱 10에 들었다.
프랑스와 핀란드가 각각 1인당 매월 246분, 244분간 음성통화를 사용해 유럽국가들 중에서는 비교적 통화시간이 긴 나라로 분류됐다. 독일의 경우 월평균 통화시간이 102분으로 한국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독일보다 음성통화 시간이 짧은 나라는 조사대상국 중 페루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모로코, 필리핀 등 5개 국 뿐이다. 일본도 휴대전화 음성통화 시간이 한국의 절반도 안 되는 139분으로 전체 33위였다.
한국은 그러나 휴대전화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매출액 비중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았다. 한국 이동통신사들의 무선데이터 부문 평균 가입자당매출액(ARPU) 비중은 17% 정도로 일본(41.0%), 영국(27.8%), 미국(25.5%), 독일(25.3%) 등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이는 일본과 미국 등에서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 등으로 무선인터넷 사용량이 현저히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아직도 음성통화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