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대비해 화력도 보강… ‘해병대 감축계획’ 논란 확산
군 당국이 유사시 북한군의 기습 상륙에 대비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백령도와 연평도에 해병대 병력을 증파하는 한편 화력 증강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지난달 말부터 포항과 김포에 각각 배치된 해병 1, 2사단에서 병력을 차출해 백령도에 대대급, 연평도에 중대급 병력을 증강 배치했다. 군은 북한군이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5도에 기습 상륙할 가능성에 대비해 병력을 증파했으며 향후 북한군 동향에 따라 추가 증파할 수도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기습 상륙 위협에 대비해 백령도와 연평도에 해병병력이 중강 배치된 것은 처음”이라며 “증강된 병력은 현지 경계 작전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병력 증파에 이어 북한군의 기습에 대비한 화력 보강작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세부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일부 장비는 이미 배치됐고 나머지 화력 장비도 순차적으로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령도와 연평도에 증강 배치되는 전력에는 지대공미사일과 자주포, 발칸기관포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북한의 서해 도발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방부가 국방개혁기본계획에 따라 추진 중인 백령도와 연평도의 해병대 병력 감축계획이 논란을 빚고 있다. 국방부는 노무현 정부 때 국방개혁 방안을 만들면서 백령도와 연평도에 주둔 중인 4000여 명의 해병대 병력을 2018년부터 감축해 2020년까지 800명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이달 말 확정될 국방개혁기본계획 수정안에도 해병대 병력 감축계획이 구체적으로 명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병대 출신 예비역과 정치권 일각에선 서북도서 방어의 핵심 역할을 하는 해병대 병력을 줄일 경우 북한의 기습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갑진 전 해병대사령관은 “북한의 국지도발 가능성이 큰 서해 NLL과 서북도서를 지키는 해병대 병력은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