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농심은 신라면을 수출하는 70개국 중 독일 태국 일본 호주 미국 영국 말레이시아 홍콩 중국 한국 등 10개국에서 팔리는 신라면의 가격을 기준으로 각국 물가 수준을 비교한 ‘신라면지수’를 발표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물가비교지수는 맥도널드 ‘빅맥지수’, 스타벅스 ‘라테지수’ 등이 있다. 신라면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의 제품을 기준으로 한두 지수보다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품질과 중량, 재료 등이 표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외형적으로는 빅맥지수 등과 같은 방법으로 지수를 산정할 수 있다.
공산품 가격을 기준으로 물가를 비교하는 이런 방법은 같은 제품의 가치는 세계 어디서나 같다는 전제하에 계산되기 때문에 실제 물가를 정확히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지만 일반인은 쉽게 자국(自國) 물가 수준을 비교하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국가에서 참고자료로 이용하고 있다.
농심이 올 1월 발표한 신라면지수에 따르면 독일에서 팔리는 신라면 1봉지의 값은 0.95유로로 지난해 말 환율을 적용할 때 약 1755원에 팔리는 것으로 나타나 물가가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태국이 1514원(40밧)으로 두 번째로 비쌌고 1452원에 팔리는 일본(100엔)이 세 번째로 비싼 물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같은 시기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빅맥지수는 독일 미국 영국 순으로 물가가 비싼 것으로 나타나 신라면지수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을 비롯한 한국 식품산업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로 신라면지수를 개발하게 됐다”며 “신라면은 현재 수출국 외에도 우크라이나 포르투갈 칠레 등 여러 국가에 수출을 늘려갈 예정이기 때문에 물가지수로서 공신력도 점차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