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계속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일을 하면 목 근육이 뭉쳐 뻐근한 느낌과 함께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컴퓨터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이 질환을 예방하려면 바른 자세와 적당한 휴식이 필요하다. 사진 제공 강서제일병원
《요즘 비 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관절이 쑤시는 사람은 노인이나 주부들만이 아니다.
직장인들도 다양한 이유로 관절 질환을 앓을 수 있다.
덥고 습하고 비까지 자주 내리면 관절 질환 환자들은 고통스럽다.
여름철을 맞아 직장인 관절 건강법을알아봤다.》
직장인 관절건강법
○ 습도 낮추고 냉방은 적당하게
관절은 기압과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비 오기 전 구름이 몰려올 때나 비가 내릴 때는 날씨가 흐려지고 기압은 낮아진다. 기압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관절 내 압력은 올라가고 관절뼈의 끝을 감싸고 있는 활액막을 자극한다. 이때 관절에 염증이 있는 사람은 통증을 느끼게 된다. 관절 질환을 앓는 사람은 실내 습도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습도가 높으면 체내 수분이 공기 중으로 잘 배출되지 않고 남게 되면서 관절에 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관절을 위해서는 여름철에 80%까지 높아지는 습도를 50% 이하로 낮추는 것이 좋다. 실내에 식물을 키우거나 숯을 놓아두면 습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높은 온도와 습도 때문에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계속 틀어두는 것도 관절 통증을 악화시킨다. 관절 부위가 차가워지면 주변 근육이 수축되고 경직돼 더 아파진다.
실내온도는 섭씨 26∼28도를 유지하고 외부와의 온도 차는 5도가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무실에 에어컨을 틀어놓았다면 타월 등으로 관절 부위를 감싸도록 하고 통증이 심한 사람은 온찜질을 해주면 좋다.
○ 팔걸이의자-등받이 활용을
책상 앞에 앉아서 일을 하기 때문에 관절 질환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오산이다. 하루 종일 앉아서 문서나 컴퓨터 화면을 보면 어깨와 목 근육에 긴장이 온다. 이런 긴장이 반복되면 근육이 뭉치고 딱딱해지면서 뒷목이 뻐근하고 뒤통수가 당기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는데 이를 근막동통증후군 또는 컴퓨터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예방책은 바른 자세다. 팔걸이가 있는 의자를 사용해 어깨의 부담을 줄여주고 허리는 등받이에 밀착시켜 곧게 펴고 턱은 안으로 당긴다. 수시로 목을 위아래, 양옆으로 돌려 긴장을 풀어주고 일하다가 통증을 느낀다면 통증 부위를 엄지손가락으로 10초간 5, 6회 힘껏 눌러 지압하면 일시적으로 완화된다.
장시간 컴퓨터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 손목 부위에 계속 힘이 전달되면 손목 인대 부위가 점차 두꺼워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생긴다. 양 손등을 맞대고 손목을 90도로 꺾은 상태를 1분간 유지할 때 손이 저리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손목과 키보드가 수평이 되도록 높이를 조정하고, 손목 받침대가 있는 마우스패드를 사용하면 좋다. 또 일하는 틈틈이 손목을 돌려주고 스트레칭을 한다.
계속 앉아 있는 것도 관절에 좋지 않다. 무릎이 굽혀진 상태에서 계속 움직이지 않으면 무릎을 감싸고 있는 근육이나 인대가 늘어나 통증을 느낄 수 있다. 극장이나 버스 의자에 장시간 앉아 있을 때 무릎 통증을 느끼는 것과 같은 원리다. 휴식할 때는 무릎을 펴주고 잠깐이라도 걷는 것이 좋다. 덥지 않은 새벽이나 저녁 시간에 스트레칭이나 걷기, 수영, 자전거타기 같은 운동을 꾸준히 30분 이상 하면 관절이 약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음주 잦으면 허리통증 이어져
엉덩이 쪽 관절인 고관절은 허리와 가까워 아프게 되면 척추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다. 검사 결과 디스크가 아니라면 고관절 질환인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일 가능성이 높다. 강서제일병원에 따르면 여성 고관절 환자는 10% 정도이지만 남성은 60%가 고관절 환자다.
주로 30∼50대 남성에게 나타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양반다리로 앉을 때 사타구니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디스크와 다른 점이다. 이 질환은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의 범위가 넓어져 허리까지 아프게 되고 계속 방치하면 고관절이 아파 걷기 어려울 정도가 된다.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음주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잦은 음주로 혈관 내에 지방이 쌓이면 원활한 혈액 순환을 방해하면서 고관절에 제대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뼈가 썩게 되는 것이다. 발병 초기에는 혈액 순환을 돕는 약물 치료가 가능하지만 괴사가 심하게 진행됐을 때는 뼈를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강서제일병원 송상호 원장은 “술을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비만을 막아야 고관절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