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니치신문이 14일 보도한 16세 때의 김정운. 1999년 6월 당시 김정운이 유학 중이던 스위스 베른의 공립중학교 7학년 급우들과 함께 찍은 단체사진에서 그의 모습만 확대했다.
급우들과 자전거 여행…농구보러 파리 가기도
친구에 “난 김정일 아들”…함께 찍은 사진 보여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운(26)의 스위스 유학 당시 행적을 마이니치신문이 취재해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정운이 ‘박운’이란 가명으로 베른의 공립중학교 7학년 때 급우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실었다. 사진은 김정운이 16세 때인 1999년 6월에 촬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운은 1996년 여름부터 2001년 1월까지 베른에 머물렀다. 당초 김 위원장의 차남 김정철(28)이 유학했던 베른 국제학교에 입학했지만 몇 달 뒤 그만두고 현지 학교로 전학했다. 김정운은 인접한 초등학교에서 독일어 보충수업을 받은 뒤 1998년 8월부터 7학년(한국 중학교 1학년)에 편입해 9학년생이던 2000년 말에 귀국했다고 학교기록 등을 토대로 이 신문은 전했다. 김정운이 어학문제 때문에 학년을 내려 편입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담임이었던 시모네 쿤 씨(32)는 김정운이 학교를 그만두던 정황에 대해 “점심시간에 교무실로 와서 ‘내일 귀국한다’고 말하고 다음 날부터 나오지 않았다”며 “귀국 뒤 경찰로부터 김정일 위원장의 아들이었다는 말을 들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정운의 학교 친구였던 포르투갈 출신 조아오 미카엘로 씨(25)는 농구를 좋아하던 김정운과 파리까지 가서 미국 프로농구(NBA) 소속 팀의 경기를 관전했고 서로 집을 방문하거나 자전거로 여행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운이 학교에서는 가족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자신에게는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아들”이라고 털어놓았으며 김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장남인 김정남(38)은 1980∼1981년 제네바에서, 차남인 김정철은 1993∼1998년 베른에서 각각 국제학교에 다녔다. 당시 김정남은 경호상의 문제로 1년 반 만에 유학을 중단했고 김정철도 보디가드 역으로 동년배 소년이 함께 유학했으나 김정운은 집에서 학교까지 약 200m를 혼자 걸어서 통학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북한소식통은 “당시 김정남을 후계자로 하려는 움직임이 강했고 김정철은 첫 장기 유학이라 면밀하게 준비했지만 김정운은 3남이라 자유롭게 한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