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갖다 주게 다 계산해!” 이 한마디가 수많은 여심(女心)을 움직였다. 100g 내외에 2000∼3000원대의 ‘비싼 과자’인 오리온 ‘마켓오’는 ‘꽃남’ 이민호를 모델로 한 광고를 올 3월 내보낸 직후 매출이 2월과 비교해 80% 이상 수직 상승해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러나 ‘마켓오’의 인기 비결이 비단 잘생긴 광고 모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품이 매장에 처음 진열된 지난해 12월 이후 반 년 만에 월평균 35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 과자의 성공 비결은 ‘자연주의 콘셉트’와 ‘프리미엄 이미지’다.
○ 자연에 가까운 포장 디자인
판매대에 진열된 수많은 경쟁 상품 중에서 소비자의 눈에 띄어야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과자 제품의 특성상 포장은 원색을 사용하거나 화려한 일러스트를 사용해 꾸미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마켓오 제품은 원색을 쓰지 않고 연두색, 하늘색같이 채도를 다소 낮춘 색을 주로 사용했다. 과자 상자도 다소 누런색이 감도는 종이를 썼고 약간 거친 질감이 나도록 디자인했다. 자연적인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이런 포장 디자인을 택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
포장에는 인체와 환경에 유해를 주는 요소를 최소한으로 줄인 친환경 공법으로 만들어졌다. ‘자연주의’를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적용한 셈이다. 마켓오의 포장에 들어간 모든 인쇄물은 콩기름 잉크를 써서 인쇄했다. 포장을 코팅하는 경우도 수성 코팅 기법을 써서 자연 환경에서도 빠르게 분해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존에 공업용 메틸알코올을 쓰던 과정은 모두 식용으로 쓸 수 있는 에틸알코올을 쓰도록 했다. 이런 방법은 톨루엔이라는 화학약품을 덜 쓰기 때문에 사람에게도 좋다. 톨루엔은 시너의 주 성분이다.
○ 맛도 자연에 가깝게
제과업계에서는 마켓오의 판매량이 단기간에 크게 오른 데 대해 프리미엄 이미지 전략도 한몫한 것으로 본다. 마켓오가 출시될 당시 오리온은 합성첨가물은 전혀 넣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제품의 이러한 특성은 수많은 유독성 식품첨가물 논란으로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진 소비자들에게 큰 호감을 사며 비싼 가격에도 매출을 크게 올릴 수 있는 원인이 됐다.
오리온 관계자는 “고급 재료로 만든 과자 반죽을 인공으로 부풀리지 않고 실온에서 자연 발효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등 생산 공정에서도 자연적인 방식을 최대한 살려 만든다”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