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합천서 7월부터 11월까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2011년, 국내외 관광객에게 1000년 전에 만들어진 고려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을 통해 한국의 불교문화를 알리는 ‘2011 대장경 천년 문화축전’이 대구와 경남 합천에서 열린다. 2011년은 고려 최초의 대장경인 초조대장경을 만들기 시작한 지 1000주년이 되는 해. 초조대장경은 대구의 부인사에 보관돼 오다 몽골군 침입 때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사는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다.
14일 대구시와 경남도에 따르면 이 문화축전은 대구에서는 2011년 7월 1일부터 9월 4일까지 부인사와 동화사 등 팔공산 일대에서 열린다. 경남에서는 같은 해 9월부터 11월까지 ‘천년의 문명, 미래의 지혜’란 주제로 합천군 가야면 일대에서 열릴 예정. 합천 해인사에서도 이 기간 중 ‘팔만대장경 축제’가 펼쳐진다.
대구시는 2011년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열리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이 축제를 연계해 대구의 문화를 국내외에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행사 기간 중 2011명의 스님이 사흘간 팔공산 자락에서 초조대장경을 돌아가며 읽고, 세계인에게 화합의 메시지를 표현하는 ‘초조대장경 전장(轉藏)대회’를 연다. 또 실크로드를 통해 불교가 전파돼 온 경로를 소개하는 ‘실크로드를 통한 천년대장경의 재연’과 민족 고유의 전통의례가 결합된 불교축제인 ‘팔관회’ 재현 행사, 모형 대장경판을 옮기는 초조대장경 이운(移運) 행사를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에는 고려시대 팔공산 일대에서 열렸던 전국 유일의 승시(僧市)를 재현하는 행사를 열고, 일본 교토의 난젠(南禪)사에 보관돼 있는 초조대장경 인쇄본(1830권)을 영인(影印)하는 사업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대구시 관광정책 박운상 담당은 “고려는 물론 동아시아 지식문명의 상징인 초조대장경에는 국난 극복과 민족통일을 위한 국민통합의 상징적 의미가 깃들어 있다”며 “경남도와 함께 마련하는 이 축제는 지역 문화유산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화사 능도 스님은 “일반인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부인사 초조대장경이 세계인들에게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초조대장경 인쇄본을 소장하고 있는 일본 난젠사와 교류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초조대장경:
고려 최초의 대장경. 거란의 침략을 불력(佛力)으로 물리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고려 현종 2년(1011년)에 만들기 시작해 선종 4년(1087년)에 완성됐으며 6000여 권의 경판이 부인사에 보관돼 오다 1232년 몽골군의 침입 때 모두 불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