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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의 스포츠클럽] 편중된 국내 프로야구 경기장

입력 | 2009-06-15 08:19:00


대한민국 최고 포수는 박경완(SK)이다. 전주고를 졸업하고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그가 최고의 포수인 이유는 뛰어난 투수리드, 게임의 흐름을 읽는 폭넓은 눈, 오랜 경험, 침착한 성격 등으로 장점이 많은 포수이기 때문이다.

이점에 대해서는 나머지 7개 구단 선수, 코칭스태프도 인정할 정도로 그의 존재가치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흔한 말로 ‘꾼’들 사이에서는 그의 탁월한 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엔 SK는 코치 겸 선수 한명을 더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의 대표적 인물은 김성한 전 KIA 감독이다. 스마일 투수 송상복과 빼어난 투구를 했던 김용남도 대표적 인물에 포함되는데, 고교야구 전성시절의 팬들은 그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올해 군산은 야구장을 새로이 단장했고 그곳에서 뛴 프로야구선수들도 시설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오랜만에 프로야구를 접한 군산 팬들의 열띤 응원은 인상적이었다.

필자가 전주와 군산을 언급한 이유는 왜 쌍방울의 연고지였던 전주에선 프로야구를 볼 수 없게 됐는지 때문이다.

박경완 외에도 김원형, 조진호, 최형우, 박정권, 박현준 등 전주 출신들이 현재 맹활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남이 프랜차이즈인 KIA는 최근 전주에서 한번도 프로야구 경기를 펼친 적이 없다. 이는 경기를 할 수 있는 야구장 시설이 안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주구장은 가장 낙후된 야구장으로 아마야구팀도 사용하기 불편한 상태다. 현 야구장 자리에 컨벤션센터가 건립될 예정이어서 전주시도 개보수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전북지역과 같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춘천도 프로야구 1군 경기가 치러진지 오래 됐다.

이처럼 국내프로야구는 꼭 일부 대도시에서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여만 하는 것일까. 그래서는 안 된다. 최고의 인기종목이자 최다관중동원종목인 프로야구가 계속해서 사랑받는 종목으로 유지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도시에서만 프로야구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최근 짧은 기간 동안 고양, 통영, 전주, 강진 등 지자체장들을 만난 후 우리 야구계가 그동안 자만과 정보 부족에 익숙해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것은 바로 야구장 건립을 통한 경제효과와 야구를 좋아하는 동호인들의 불만을 전달하는데 너무 소홀했던 점이다. 필자 역시 그 책임을 통감하며 질책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야구장 없는 야구 붐 조성이나 저변확대는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제2의 박경완이나 제2의 김성한을 더 많이 탄생시키려면 중소도시와 군 단위에도 야구가 성행돼야만 한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전주시에 걸맞은 멋진 야구장이 현 월드컵축구장 옆에 건립될 예정이며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현 구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내년엔 현 야구장을 선수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시설보완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 말이 현실화되면서 전주에서도 프로야구가 개최되는 시기가 앞당겨지길 기대해 본다. 제2의 박경완 탄생을 기대하듯….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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