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36.필라델피아 필리스)가 4일 만에 승리를 추가하며 메이저리그 통산 120승 고지를 밟았다.
박찬호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서 2⅓이닝 동안 1점을 내줬지만, 타선이 폭발한 덕에 승리 투수가 됐다.
이로써 지난 11일 뉴욕 메츠전 이후 4일 만에 승리를 챙긴 박찬호는 시즌 3승째(1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6.08(종전 6.40)로 조금 낮아졌다.
또 박찬호는 1994년 21살의 나이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뛰어든 이후 16년 만에 아시아 선수로는 두 번째로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120승을 달성하는 기쁨을 맛봤다.
특히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노모 히데오(일본. 123승)에 3승차로 다가서 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부풀렸다.
이날 5-5로 팽팽히 맞선 6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첫 타자 케빈 유킬스를 내야 땅볼로 잡아내며 첫 이닝을 잘 마무리했다.
7회에는 최근 중간 계투로 보직이 바뀌고 나서 구위가 좋아진 박찬호의 상승세가 여실히 드러났다. 첫 타자 제이슨 베이에게 우전 안타를 뺏겼지만 후속 타자를 범타로 솎아내 위기를 넘겼다. 마이크 로웰을 2루수 직선타로 잡아낸 뒤 마크 코트세이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진 닉 그린은 중견수 플라이 아웃.
기세를 올리던 박찬호는 8회 다시 마운드에 올라 한 점을 내주긴 했지만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2루타를 친 조지 코타라스가 필라델피아 좌익수 에릭 브룬트렛의 실책을 틈타 3루까지 간 후 후속 타자의 희생 플라이로 홈을 밟았기 때문.
박찬호는 한 점을 내주고 안정된 피칭으로 후속 타자 두 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박찬호의 최고 구속은 151㎞.
박찬호에 이어 9회 마운드에 오른 라이언 매드슨은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필라델피아는 11-6으로 승리했다.
박찬호는 타석에서도 볼넷을 골라 출루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7회말 2사 1, 2루 상황에서 다니엘 바드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걸어 나갔다.
박찬호의 호투를 등에 업은 필라델피아 타선은 7회말 폭발했다. 지미 롤린스의 홈런 등 4안타와 사사구 5개를 집중시켜 대거 6점을 뽑아내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동아닷컴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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