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안먹는 아이들 위한 ‘엄마의 선택’ 덕분
최근 국내 유가공 업계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는 치즈 시장이다. 과거엔 회사별 한두 개 제품으로 구색을 맞추던 것과 달리 요즘은 10종 이상의 다양한 치즈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체 유제품 소비가 매년 주는 반면 치즈 소비는 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치즈를 많이 찾는 이유는 뭘까.
유통업계는 올해 국내 치즈 시장 규모를 50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2000년 1600억 원 규모였던 시장이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와인시장 팽창 등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업계에서 말하는 주요 원인은 따로 있다. 우유 소비 감소가 치즈 소비를 늘린 가장 큰 이유라는 설명이다. 우유의 대체재로 치즈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유제품 소비량은 2004년 307만여 t에서 지난해에는 298만여 t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인당 평균 소비량을 살펴보면, 우유는 2004년 37kg에서 5년 새 35kg으로 줄고, 요구르트도 10.8kg에서 9.2kg으로 줄었다. 반면 치즈는 1.1kg에서 1.5kg으로 유일하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아이들이 우유를 잘 먹지 않는데, 건강을 염려하는 부모들이 우유 대신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즈를 먹이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특히 치즈는 우유의 10배나 되는 칼슘이 농축돼 있고 단백질도 풍부해 어린이용 간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국내 어린이치즈 시장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2007년 230억 원이었던 매출 규모가 지난해에는 330억 원으로 43.5%나 늘었다. 이에 따라 업체들도 칼슘을 강화한 어린이용 치즈를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남양유업은 아기의 월령별로 세분한 치즈를 내놓았고, 매일유업도 나이별로 먹이는 어린이전문치즈를 내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