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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서 시공까지 땅값 거품 걷어내야” 이종상 토공 사장

입력 | 2009-06-16 02:56:00


“땅값에 거품이 많아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의식주 가운데 집이 제일 큰 부담이지요. 다이어트할 때 뱃살뿐 아니라 몸 전체의 살을 다 빼야 하듯이 집값에서 비중이 가장 큰 땅값을 낮추려면 보상 설계 시공 등 모든 단계에서 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1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토지공사에서 만난 이종상 토공 사장(60·사진)은 택지조성비 절감에 관해 시종일관 거침없이 이야기했다. ‘토공이 땅장사 한다’는 오랜 비판을 의식한 듯 택지비 절감을 토공 사장의 소명으로 여긴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 사장은 “택지비를 낮추기 위해 일년 내내 노력하자는 취지로 ‘코스트다운365운동’을 실시하고 계약심사제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경북 김천혁신도시 등 5개 혁신도시의 택지가격을 당초 계획보다 8∼17% 낮추는 데 성공했다. 송파신도시와 동탄2신도시 택지가격도 5%가량 내릴 예정이다.

또 토공은 제3의 감정평가기관이 추천하는 평가사가 토지를 평가하도록 현행 토지보상법의 개정을 요구해 현재 개정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은 땅주인이 감정평가사를 추천해 보상비가 올라갈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택지개발단계가 많은 데다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 사장은 “피곤하고 금방 성과도 안 나지만 끝까지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토공은 아제르바이잔 등에 신도시 개발방식을 수출하기로 한 데 이어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러시아 등도 공략하고 있다. 신도시를 수출하면 건설 전기 수도 가스 정보기술(IT) 등 대규모 후속 공사를 수출국의 민간기업이 수주하기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영국 프랑스 미국 캐나다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까지 뛰어들 정도로 신도시 수출을 둘러싼 경쟁은 아주 치열하다. 특히 일본과 중국은 막대한 원조를 앞세워 해당 국가의 환심을 사고 있다.

이 사장은 “한국이 물질적 지원으로 일본 중국 등과 경쟁하기는 힘든 만큼 현지 인재를 초청해 무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한파(知韓派)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경남고와 서울대(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제13회 기술고시에 합격한 뒤 서울시에서 도시계획국장, 균형발전추진본부장 등을 지냈고 지난해 7월 토공 사장에 취임했다.

성남=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