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수익률 -41%, -29% ‘울상’
“호재 안 보여… 환매 고려를”
원금회복을 목전에 둔 일부 투자자들이 환매를 고려할 정도로 국내외 펀드 수익률이 연초 이후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투자자들 틈에서 오랫동안 마이너스를 가리키는 펀드 수익률 때문에 남몰래 속앓이를 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바로 일본펀드와 글로벌 부동산펀드인 해외리츠(REITs)펀드 투자자들이다. 이 펀드들은 반등장에서 홀로 뒤처진 채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물러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3년 투자에도 반토막 수익률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국내외 펀드 가운데 3년 장기투자 성적이 마이너스인 ‘못난이 펀드’를 조사한 결과 일본 주식형펀드와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해외리츠펀드의 장기 수익률이 특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주식형펀드의 3년 평균 수익률은 ―41.58%, 리츠펀드의 같은 기간 평균 수익률은 ―29.50%다. 같은 기간 국내, 해외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26.53%, 10.28%였고 국내펀드 가운데 3년 이상 투자하면서도 마이너스 수익을 낸 펀드는 단 4개에 불과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일본증권투자신탁1’과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의 ‘프랭클린템플턴재팬증권자투자신탁(A)’은 3년이 지난 지금도 ―53%가 넘는 손실로 여전히 반 토막을 면치 못했다. 부동산펀드 가운데서는 한화투신운용의 ‘한화라살글로벌리츠재간접 1(B)’도 ―55.73%의 수익률로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펀드는 2006년 후반 일본 경제가 10년간의 장기 불황을 극복하는 듯 보이면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후 신흥국의 증시가 급등할 때 일본증시는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2008년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은 뒤 수익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리츠는 투자자들이 자금을 모아 해외 부동산 개발이나 임대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증시와 무관하게 이들 펀드가 수익을 내면서 대안투자로 인기를 끌었지만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이들 펀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 손실 폭 줄이는 대로 환매해야
전문가들은 이 펀드들의 회복속도를 장담할 수 없다며 다른 투자처를 찾아볼 것을 권했다. 지난해 금융위기 때 일본증시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폭락했지만 그동안 주력해온 자동차, 정보기술(IT) 제품의 미국, 유럽 수출이 크게 줄어드는 등 성장 동력을 잃어 다른 나라 증시와 비교해 뚜렷한 호재가 없다는 것. 현재 일본증시에서 업종 2, 3위 종목의 반등이 두드러지는데 국내 일본펀드는 주로 업종 대표주를 편입해 성과가 더 부진하다. 삼성증권 김남수 연구위원은 일본펀드에 대해 “다른 펀드와 비교해 초과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규 투자처로도 추천하기 어렵고 손실이 어느 정도 회복된 투자자라면 환매하고 다른 투자처를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해외리츠펀드의 전망도 부정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는 실물경제 회복 전망이 아직 불투명한 데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대표 부동산 기업들이 잇따라 도산했다. 미국에서도 주택 경기는 회복되고 있지만 상업용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올해 1분기 ―7.33%로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무르는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세계적으로 부진한 것이 부정적 요인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