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신났습니다. 3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높은 데다 야구장을 찾는 관중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15일 현재 3위 KIA의 홈 관중은 평균 8784명입니다. 광주구장은 작아서 3만 석 안팎의 구장을 가진 팀들에는 뒤지지만 팀 자체로는 해태 시절을 포함해 역대 최다입니다. KIA는 이미 홈에서 11차례 매진을 기록해 1995년의 9회 매진을 넘었습니다. KIA의 방문경기 평균 관중은 1만4683명으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전국구 인기 구단’인 셈이죠.
2001년 중반 해태를 인수한 KIA는 매년 ‘V10(10회 우승)’을 외쳤습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우승은커녕 한 번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15년 사이에 아홉 번이나 우승한 ‘강한 해태’의 이미지는 1997년 챔피언을 마지막으로 빠르게 사라졌습니다. 1990년대 초반 평균 6000∼7000명이던 관중은 1998년 2489명으로 급감하더니 이듬해 1049명으로 추락했습니다. 항간에는 1998년 호남 정권이 들어서면서 호남 팬들의 야구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전 정권에서는 차별의 설움을 야구장에서 풀었지만 더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거죠.
올 시즌 KIA의 마운드는 어느 팀보다 탄탄합니다. 메이저리거 출신 서재응부터 젊은 윤석민, 양현종, 곽정철까지 빈틈이 없습니다. 초반 홈런 경쟁을 이끌었던 최희섭과 화려하게 부활한 이종범의 활약도 팬을 불러 모으는 원동력입니다. KIA 홍보팀 허권 과장은 “몇 년 전부터 실시했던 네임데이(단체 관람자의 날 행사)가 정착하는 등 마케팅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KIA가 올 시즌 꿈에 그리던 ‘V10’을 이룰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요즘만 같다면 잃어버린 10년을 뛰어넘기에는 충분할 것 같습니다. 돌아온 ‘야구 명가’가 반갑습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