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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리 ‘美 교육개혁’ 2년 4가지 쓰린 교훈도 얻었다

입력 | 2009-06-16 02:56:00


WP 1면 머리기사 소개
○유명세 타면서 지지층 이탈
○학생 인센티브 제공 역효과
○뜻 실천위해선 정치력 필요
○의도하지 않은 결과 예측을

2007년 6월 38세 나이에 미국 수도 워싱턴 교육감 자리에 오른 미셸 리(이양희·40·여·사진). 그가 워싱턴의 공교육을 바꾸기 위해 벌이는 한판 승부는 교육계 최대 화제다. 워싱턴포스트는 14일자 1면 머리기사를 통해 “초등학교와 중등학교의 읽기와 수학 능력이 모두 좋아졌으며 흑백 간 및 히스패닉계와 백인 학생들 간의 수학(數學) 능력 차이도 줄었다”며 “지지자들은 미셸 리 교육감이 교육개혁에 대한 열정과 절박성, 그리고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이에 덧붙여 “그가 2년간 교육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쓰라린 교훈을 얻었다”며 4가지로 요약해 그 교훈을 소개했다.

첫 번째 교훈은 ‘유명하다는 것’이 오히려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 교사 출신인 그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면서 교사들을 무능력하고 게으르고 변화에 적대적이라고 묘사하는 부분이 확대 소개돼 오히려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빗자루를 들고 저승사자 같은 표정을 지은 채 타임 표지에 등장한 모습에 대해 교사들은 “우리를 다 쓸어버리겠다는 것이냐”라며 조직적 반발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리 교육감은 “핵심은 병들어 있는 교육계의 집안청소를 하고 변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신문은 초기에 비해 리 교육감의 목소리도 좀 부드러워 졌다고 분석했다. 리 교육감은 자신에 대한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요즘 교사들과 소통하기 위한 간담회 횟수를 늘리고 있으며 “내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변화를 추진한 것 같다”며 교사들을 달래는 발언도 하는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또 리 교육감이 추진한 교사 연봉인상이 정년보장 폐지와 맞물려 나이가 많은 교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학업 성취를 이룬 학생들에게 금전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 역시 논란을 일으켰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교육에서는 ‘돈’이 항상 효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두 번째 교훈으로 꼽았다.

세 번째 교훈으로는 아무리 개혁의 뜻이 숭고해도 정치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리 교육감은 여전히 “정치적인 게임을 잘못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마지막에 그 게임에서 이기지 못한다 해도 내게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꼿꼿함을 잃고 있지 않지만 뜻을 펼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정치적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신문은 ‘선의로 추진하는 개혁의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량학교 퇴출조치가 학군 및 학교 간 학생수의 불균형을 초래해 과밀학급이 생기는 등 수업의 질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