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는 공백기 깨고 앨범 작업… 급변하는 음악 트렌드 적응 관건
90년대 활약하다 해체됐던 추억의 그룹들이 잇달아 재결성되고 있다.
솔리드와 룰라, 유앤미블루가 주인공들로, 모두 장르는 다르지만, 90년대 중반 대중과 마니아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재결성을 선언하고 음반작업을 시작하거나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들 중 컴백이 가장 임박한 팀은 룰라다.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은 룰라는 7월 초 9집을 발표할 예정이다. 방송활동은 물론 전국투어 등 활발한 활동을 계획중이다. 2001년 8집 ‘룰라 8th 베스트&라스트’ 이후 8년 만의 정규앨범이지만 당시 음반은 베스트 음반 성격이었으며 활동도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룰라는 마지막으로 활동했던 7집 ‘풍변기곡’ 이후 9년 만에 전면적인 활동을 벌이게 된다.
이번 재결합은 리더인 이상민의 주도로 이뤄졌으며, 고영욱과 김지현, 채리나 등 2집부터 활동해온 멤버들과 10년 만에 다시 뭉쳤다. 최근 룰라의 원년 멤버인 신정환이 공동MC인 MBC ‘황금어장’의 ‘라디오스타’ 녹화에 출연해 룰라의 ‘역사’를 들려주기도 했다.
모던록 밴드 유앤미블루도 최근 13년 만에 재결성돼 여름을 목표로 음반과 공연 준비에 한창이다. 현재 영화음악 감독으로 활동중인 방준석과 솔로가수로 활동중인 이승열, 두 사람으로 이뤄진 유앤미블루는 1994년과 1996년 앨범을 발표했지만, 빛을 보지 못한 채 1997년 해체됐다.
이승열은 유앤미블루 공연을 하자는 한 공연기획사의 제안을 받은 후 ‘공연에서 신곡을 부르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예 유앤미블루의 앨범 작업을 하기로 했다.
R&B그룹 솔리드도 팀 해체 12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1993년 ‘솔리드 Vol.1’으로 데뷔해 1997년 4집 ‘솔리데이트’를 끝으로 해체한 솔리드의 세 멤버 정재윤과 이준, 김조한은 새 음반을 발표하는데 뜻을 모으고 최근 곡 작업에 들어갔다. 곡 작업이 완성되면 곧바로 발표할 예정이다.
솔리드의 재결합은 2008년에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래퍼 이준이 미국에서의 개인사업으로 인해 음반추진이 늦어졌다. 최근 이준이 미국에서 입국하면서 음반제작에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과거 여러 공개석상에서 솔리드의 재결합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온 김조한이 이번 솔리드의 새 음반을 주도하고 있다.
90년대 활동했던 이들의 재결합은 10년이 넘는 긴 공백을 지나면서 과거의 화려했던 시절에 대한 향수와, 데뷔 초의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지로 인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추억의 그룹’의 재결성은 대중에게 반가움을 주지만, 긴 공백이 있었던 만큼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과연 잘 적응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솔리드 측은 “팀의 리더이자 솔리드의 음반 프로듀스를 도맡았던 정재윤이 팀 해체 후에도 음악작업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감각이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룰라 측도 이현도, 길(리쌍), 유건형, 현진영, 김도훈 등이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는 작곡가들을 대거 참여시켰으며, 이효리 등의 뮤직비디오 연출자 차은택 감독도 합류시켜 트렌드에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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