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프로야구 좌완 ‘빅3’ SK 김광현, 한화 류현진, LG 봉중근
2008베이징올림픽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국내는 물론 세계를 호령한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 3총사’가 팀의 운명을 걸고 같은 날 출격한다. SK 김광현(21), LG 봉중근(29), 한화 류현진(22), 각 팀의 에이스이자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왼손투수 3명이 16일 올시즌 처음으로 나란히 선발등판한다. 특히 선두권 유지와 하위권 탈출이 걸린 중요한 일전인 만큼 피할 수 없는 승부다. 반환점을 앞둔 페넌트레이스 순위가 정리되는 운명의 한주를 여는 첫 경기에다 라이벌간 맞대결까지, 한 경기 선발등판 이상의 여러 의미가 덧칠된 운명의 동반 출격이다.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7·8위 팀의 에이스
7위 LG의 에이스 봉중근과 8위 한화의 1선발 류현진은 대전에서 시즌 2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봉중근과 류현진은 4일 잠실에서 한 차례 일전을 벌였다. 5안타만을 허용하며 완봉승을 거둔 류현진이 6이닝 동안 홈런 2개로 2실점한 봉중근을 압도했다. 에이스 맞대결에서 완패를 당한 봉중근에게는 자존심이 걸린 리턴매치이기도 하다.
LG와 한화에게 이제 남은 시간은 얼마되지 않는다. 6월이 다 가기 전 4강 싸움을 벌일 수 있는 최소한의 승수를 쌓아두지 못하면 순식간에 무너진다. 바닥까지 추락했던 LG는 최근 5경기에서 1위 두산과 2위 SK를 상대로 3승을 거뒀다. 모처럼 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찬스다. 팀 선발진 가운데 가장 안정된 피칭(방어율 2.92)을 거듭하고 있는 봉중근의 등판인 만큼 이날 승부가 향후 팀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화 역시 배수진이다. 류현진이 LG와 첫 경기에서 승리하고 3연전을 싹쓸이할 수만 있다면 단숨에 탈꼴찌에 성공하고 6위 롯데와 5위 히어로즈도 사정권에 둘 수 있다. 특히 롯데와 히어로즈가 각각 삼성, SK와 맞붙기 때문에 주중 LG와의 3연전이 중요하다.
○사소한 부상…에이스의 속죄 등판
다승 공동 1위(8승)로 에이스의 위력을 뽐내어온 김광현은 12일 손톱을 손질하다 실수로 왼손 검지 살점이 떨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사소한 실수로 인해 14일 등판이 취소됐고 팀은 LG에 역전패 당했다. SK는 LG에 내리 2게임을 내줬고 승률이 0.581로 떨어져 1위 두산(0.621)과 격차는 더 커졌다. 덕분에 선발 로테이션이 조정돼 그동안 같은 날 선발등판한 적이 없었던 라이벌 류현진, 봉중근과 직접적인 비교대상이 됐다.
상대는 최근 폭발적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히어로즈, 장소는 ‘홈런공장’ 목동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불펜이 허약해진 만큼 김광현은 더 이상 ‘편안한 에이스’가 아니다. 더 많은 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키고, 팀의 연패를 끊어주는 진짜 에이스 역할이 절실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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