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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베이스볼] 강속구는 엄마 뱃속에서 키워진다

입력 | 2009-06-16 08:48:00


투수 구속 제구력 선천적 한계인가

역대 한국 프로야구 투수 중에서 제구력이 좋았던 선수로는 선동열, 최동원, 이상군, 김용수, 송진우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에서 선동열과 최동원은 150km가 넘는 강속구까지 뿌려 ‘자타공인’ 최고 투수로 군림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국내 선수 중에서 SK 김광현, 한화 류현진, LG 봉중근, KIA 윤석민 등 A급 투수로 불리는 선수들 역시 구속과 제구력을 고루 갖추고 있다.

올 시즌 유독 ‘타고투저’가 계속되고 있는데 대해 현장에선 여러 견해를 내놓는다. 높아진 공인구 반발력 때문이란 의견도 있지만 힘과 기술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타자들과 달리 A급 투수와 나머지 투수들간의 실력차가 더 벌어졌고 그래서 대량득점 게임이 양산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A급 투수와 나머지 투수들의 실력차는 구속보다는 컨트롤에 있고, 투수들 연령이 전반적으로 어려지면서 컨트롤이 떨어졌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투수의 영원한 화두인 구속과 제구력은 어떻게 형성될까.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일까, 아니면 후천적인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일까.

선동열 “볼 스피드 선천적으로 타고나야”

강한 어깨·유연성 없으면 빠른 볼 안나와

○구속은 타고 난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광주일고 3학년 시절 최고 147km의 공을 던졌다. 그러다 고려대 2학년 때 155-156km의 최고스피드를 찍었고 그 구속이 프로에서도 계속 유지됐다. “체중이 불면서 힘이 붙었고, 그래서 더 빠른 볼을 던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프로에 와서도 그 이상은 던지지 못했다”는 선 감독은 “볼 스피드는 선천적으로 타고 나야 한다”고 말했다.

히어로즈 정민태 코치 역시 “스피드는 분명 강한 어깨를 타고 나야 한다”고 동의했다. 정 코치는 “후천적인 노력으로 늘릴 수 있는 건 대부분 5km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고, 삼성 조계현 코치도 “투구 폼을 교정하거나 근육 보강운동을 통해 4-5km 구속을 올리는 건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힘들다”고 밝혔다.

훈련이나 근육 보강 등을 통한 어느 정도 스피드 향상은 가능하지만 개인에 따른 하드웨어의 한계가 확실히 존재한다는 게 대부분 공통된 의견이다. A투수는 155km를 던지지만, B투수는 기껏해야 135km밖에 던질 수 없는 운명은 선천적으로 타고 난다는 말이다.

고교시절 143km를 던졌던 삼성 차우찬은 몸무게가 68kg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86-87kg인 그는 150km의 볼을 던진다. 선 감독 경우처럼 체중이 불면서 힘이 붙었고, 허리와 엉덩이 근육 회전력이 좋아지면서 구속이 빨라졌다. 프로의 체계적인 훈련 덕도 크다. 그는 프로 입단 후 구속이 제법 많이 빨라진 축에 속하는데, 차우찬 역시 이미 몸을 타고 났기에 150km의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뭘 타고 나야 할까

SK 김성근 감독은 “구속은 근본적으로 어깨를 타고 나야 하고, 유연성도 중요하다”고 강속구 투수가 갖춰야할 점을 제시했다. 이효봉 엑스포츠 해설위원은 “전체적인 신체 밸런스도 중요하다. 류현진이나 김광현의 몸이 그렇다”고 했다.

그렇다면 단순히 몸만 타고 난다고 빠른 볼을 던질 수 있을까. 선 감독은 ‘빠른 볼을 던지기 위해 뭘 타고 나야하느냐’는 물음에 “어려운 질문”이라고 한참 고민하다 이런 답을 내놨다.

“오른손 투수의 경우 뒷발(오른발)에 중심을 두고 공중에 떠 있는 왼발을 어느 정도 길게 앞으로 가져 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에 있다.” 투구시 하체 밸런스를 통한 중심이동이 스피드와 연결되는데, 이 역시 어느 정도 타고 나야한다는 게 선 감독의 견해다.

○제구력도 타고난다?

일반적으로 컨트롤이 좋은 투수란 10개 중 7개, 많게는 8개 가량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투수를 말한다. 구속은 선천적 요소가 강하다는데 의견이 대부분 일치하지만 제구력에 대한 견해는 엇갈린다.

김시진 감독은 “연예인들의 끼로 비교할 수 있는 특유의 손끝 감각이 있다. 손 끝 감각이 좋은 선수들의 경우 변화구 컨트롤에서 다른 선수들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했다. 구속이 150km를 기준으로 타고 나느냐, 아니냐를 따질 수 있듯이 제구력도 반복적인 투구 훈련으로 극복할 수 없는 ‘어느 선(물론 수치화 할 수는 없지만)’이 분명히 있다는 말이다. 두산 윤석환 투수코치도 “제구력은 마인드에서 좌우된다. 실전에서 자신의 볼을 던질 수 있느냐 없느냐는 담력에서 판가름 난다. 어떻게 보면 스피드보다 제구력이 더 선천적 요소가 강하다”고 풀이했다. 흔히 ‘새가슴’으로 불리는 몇몇 투수들은 불펜에선 최고의 볼을 뿌리지만 막상 게임에선 그 같은 볼을 던지지 못한다. 자신감의 차이일 수 있지만 ‘새가슴’이란 오명은 그렇게 쉽게 떨칠 수 없다는 요지다.

○제구력은 키울 수 있다

반대로 제구력은 훈련과 노력을 통해 충분히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지난해까지 ‘직구만 던질 줄 아는’ 그저 그런 투수에서 올 시즌 변화구 제구력까지 갖춘 투수로 거듭난 방어율 1위 KIA 양현종. 그는 투구시 앞으로 쏠리던 하체를 뒤로 잡아주는 훈련을 수없이 반복했고, 하체 밸런스가 잡히면서 이제는 변화구도 마음 먹은 대로 뿌리게 됐다.

주심의 ‘스트라이크존 교과서’로 불릴 만큼 역대 최고의 컨트롤 투수로 평가받는 한화 이상군 투수 코치는 “컨트롤이 안 되는 투수는 끝까지 안될 때가 있다. 이는 폼의 문제일 수도 있고 정신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면서 “많이 던지면서 스스로 찾아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컨트롤은 밸런스가 중요하다. 후천적인 요소에 크게 좌우된다”는 김성근 감독은 “OB 시절 계형철은 볼은 빠르지만 컨트롤이 없어 축족을 낮췄는데 공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제구력은 훨씬 좋아졌다”고 회고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계속 공을 던지다보면 어느날 갑자기 느끼면서 잡힐 때가 많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투구폼이 간결하고 좋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키우나

“제구력도 타고 나야한다”고 말하는 롯데 손민한 역시 “손 감각을 타고 났든, 아니든 공을 많이 던지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다. 선천적 능력 유무를 떠나 손민한의 말처럼 반복 훈련이 제구력의 필수요건이다. 일정한 존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수없이 많은 볼을 던지게 하는 건 그래서다.

SK 채병용은 “제구를 좋게 하기 위해 고등학교 때 자원해서 배팅볼을 많이 던졌다. 프로에 입단해서도 초반에 배팅볼을 던졌고, 그것이 많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채병용처럼 배팅볼을 많이 던져 컨트롤이 좋아진 투수는 제법 많다.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적인 투수, 이나오 가즈히사도 배팅볼을 던지다 인정을 받고 대투수가 됐다. 한화 한용덕 코치도 원래 연습생 배팅볼 투수였다. 배팅볼은 다양한 구질과 코너워크가 필수적인데 힘을 빼고 던지면서 릴리스 포인트를 익혀갈 수 있다면 제구력을 찾는데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흔치 않지만 먼 곳에서 한 곳만을 계속 바라보는 훈련을 통해 집중력을 키우기도 한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캠프 때 고효준이나 전병두에게 눈을 가리고 던지게 해서 제구력을 잡았다. 눈이 가려지면 인간의 신체는 힘이 빠지게 된다. 그러면 그 과정 속에서 ‘포인트’를 잡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에도 김태한에게 눈을 감고 던지게 했다. 김 감독은 또 왼손 투수의 경우는 오른쪽 눈에 안대를 대게 하고, 오른손 투수는 그 반대의 경우를 시켜서 공을 던지게 하기도 한다. 다리의 축을 교정하기 위해 고무로 한쪽 다리를 잡아당기게 해놓고 볼을 던지게 하는 방법도 많이 쓰인다. 구속과 마찬가지로 제구력 역시 하체 밸런스가 중요하고 릴리스 포인트를 어떻게 일정하게 하느냐가 기본이기 때문이다.

제구력, 훈련 노력으로 향상시킬수 있어

양현종 하체 강화·채병용 배팅볼 효과봐

○구속은 타고 난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광주일고 3학년 시절 최고 147km의 공을 던졌다. 그러다 고려대 2학년 때 155-156km의 최고스피드를 찍었고 그 구속이 프로에서도 계속 유지됐다. “체중이 불면서 힘이 붙었고, 그래서 더 빠른 볼을 던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프로에 와서도 그 이상은 던지지 못했다”는 선 감독은 “볼 스피드는 선천적으로 타고 나야 한다”고 말했다.

히어로즈 정민태 코치 역시 “스피드는 분명 강한 어깨를 타고 나야 한다”고 동의했다. 정 코치는 “후천적인 노력으로 늘릴 수 있는 건 대부분 5km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고, 삼성 조계현 코치도 “투구 폼을 교정하거나 근육 보강운동을 통해 4-5km 구속을 올리는 건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힘들다”고 밝혔다.

훈련이나 근육 보강 등을 통한 어느 정도 스피드 향상은 가능하지만 개인에 따른 하드웨어의 한계가 확실히 존재한다는 게 대부분 공통된 의견이다. A투수는 155km를 던지지만, B투수는 기껏해야 135km밖에 던질 수 없는 운명은 선천적으로 타고 난다는 말이다.

고교시절 143km를 던졌던 삼성 차우찬은 몸무게가 68kg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86-87kg인 그는 150km의 볼을 던진다. 선 감독 경우처럼 체중이 불면서 힘이 붙었고, 허리와 엉덩이 근육 회전력이 좋아지면서 구속이 빨라졌다. 프로의 체계적인 훈련 덕도 크다. 그는 프로 입단 후 구속이 제법 많이 빨라진 축에 속하는데, 차우찬 역시 이미 몸을 타고 났기에 150km의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뭘 타고 나야 할까

SK 김성근 감독은 “구속은 근본적으로 어깨를 타고 나야 하고, 유연성도 중요하다”고 강속구 투수가 갖춰야할 점을 제시했다. 이효봉 엑스포츠 해설위원은 “전체적인 신체 밸런스도 중요하다. 류현진이나 김광현의 몸이 그렇다”고 했다.

그렇다면 단순히 몸만 타고 난다고 빠른 볼을 던질 수 있을까. 선 감독은 ‘빠른 볼을 던지기 위해 뭘 타고 나야하느냐’는 물음에 “어려운 질문”이라고 한참 고민하다 이런 답을 내놨다.

“오른손 투수의 경우 뒷발(오른발)에 중심을 두고 공중에 떠 있는 왼발을 어느 정도 길게 앞으로 가져 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에 있다.” 투구시 하체 밸런스를 통한 중심이동이 스피드와 연결되는데, 이 역시 어느 정도 타고 나야한다는 게 선 감독의 견해다.

○제구력도 타고난다?

일반적으로 컨트롤이 좋은 투수란 10개 중 7개, 많게는 8개 가량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투수를 말한다. 구속은 선천적 요소가 강하다는데 의견이 대부분 일치하지만 제구력에 대한 견해는 엇갈린다.

김시진 감독은 “연예인들의 끼로 비교할 수 있는 특유의 손끝 감각이 있다. 손 끝 감각이 좋은 선수들의 경우 변화구 컨트롤에서 다른 선수들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했다. 구속이 150km를 기준으로 타고 나느냐, 아니냐를 따질 수 있듯이 제구력도 반복적인 투구 훈련으로 극복할 수 없는 ‘어느 선(물론 수치화 할 수는 없지만)’이 분명히 있다는 말이다. 두산 윤석환 투수코치도 “제구력은 마인드에서 좌우된다. 실전에서 자신의 볼을 던질 수 있느냐 없느냐는 담력에서 판가름 난다. 어떻게 보면 스피드보다 제구력이 더 선천적 요소가 강하다”고 풀이했다. 흔히 ‘새가슴’으로 불리는 몇몇 투수들은 불펜에선 최고의 볼을 뿌리지만 막상 게임에선 그 같은 볼을 던지지 못한다. 자신감의 차이일 수 있지만 ‘새가슴’이란 오명은 그렇게 쉽게 떨칠 수 없다는 요지다.

제구력, 훈련 노력으로 향상시킬수 있어

양현종 하체 강화·채병용 배팅볼 효과봐

○제구력은 키울 수 있다

반대로 제구력은 훈련과 노력을 통해 충분히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지난해까지 ‘직구만 던질 줄 아는’ 그저 그런 투수에서 올 시즌 변화구 제구력까지 갖춘 투수로 거듭난 방어율 1위 KIA 양현종. 그는 투구시 앞으로 쏠리던 하체를 뒤로 잡아주는 훈련을 수없이 반복했고, 하체 밸런스가 잡히면서 이제는 변화구도 마음 먹은 대로 뿌리게 됐다.

주심의 ‘스트라이크존 교과서’로 불릴 만큼 역대 최고의 컨트롤 투수로 평가받는 한화 이상군 투수 코치는 “컨트롤이 안 되는 투수는 끝까지 안될 때가 있다. 이는 폼의 문제일 수도 있고 정신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면서 “많이 던지면서 스스로 찾아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컨트롤은 밸런스가 중요하다. 후천적인 요소에 크게 좌우된다”는 김성근 감독은 “OB 시절 계형철은 볼은 빠르지만 컨트롤이 없어 축족을 낮췄는데 공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제구력은 훨씬 좋아졌다”고 회고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계속 공을 던지다보면 어느날 갑자기 느끼면서 잡힐 때가 많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투구폼이 간결하고 좋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키우나

“제구력도 타고 나야한다”고 말하는 롯데 손민한 역시 “손 감각을 타고 났든, 아니든 공을 많이 던지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다. 선천적 능력 유무를 떠나 손민한의 말처럼 반복 훈련이 제구력의 필수요건이다. 일정한 존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수없이 많은 볼을 던지게 하는 건 그래서다.

SK 채병용은 “제구를 좋게 하기 위해 고등학교 때 자원해서 배팅볼을 많이 던졌다. 프로에 입단해서도 초반에 배팅볼을 던졌고, 그것이 많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채병용처럼 배팅볼을 많이 던져 컨트롤이 좋아진 투수는 제법 많다.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적인 투수, 이나오 가즈히사도 배팅볼을 던지다 인정을 받고 대투수가 됐다. 한화 한용덕 코치도 원래 연습생 배팅볼 투수였다. 배팅볼은 다양한 구질과 코너워크가 필수적인데 힘을 빼고 던지면서 릴리스 포인트를 익혀갈 수 있다면 제구력을 찾는데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흔치 않지만 먼 곳에서 한 곳만을 계속 바라보는 훈련을 통해 집중력을 키우기도 한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캠프 때 고효준이나 전병두에게 눈을 가리고 던지게 해서 제구력을 잡았다. 눈이 가려지면 인간의 신체는 힘이 빠지게 된다. 그러면 그 과정 속에서 ‘포인트’를 잡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에도 김태한에게 눈을 감고 던지게 했다. 김 감독은 또 왼손 투수의 경우는 오른쪽 눈에 안대를 대게 하고, 오른손 투수는 그 반대의 경우를 시켜서 공을 던지게 하기도 한다. 다리의 축을 교정하기 위해 고무로 한쪽 다리를 잡아당기게 해놓고 볼을 던지게 하는 방법도 많이 쓰인다. 구속과 마찬가지로 제구력 역시 하체 밸런스가 중요하고 릴리스 포인트를 어떻게 일정하게 하느냐가 기본이기 때문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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