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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존 서저리’의 진실] 5km 빨라진 공은 뼈를 깎는 재활 결과

입력 | 2009-06-16 08:49:00


‘1시간 내외의 수술로 5km 이상 구속이 빨라질 수 있다면?’ 투수들이라면 누구나 흔들릴 만한 유혹이다. 그러나 그 뒤에는 2년 이상 뼈를 깎는 고통이 필요한 재활이라는 노력이 숨어있다.

1974년 LA 다저스의 주치의였던 프랭크 조브 박사는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선수생명에 위기를 맞은 토미 존에게 반대 팔 힘줄을 이용한 인대접합수술을 했다. 나중에 이 수술은 그의 이름을 따 ‘토미 존 서저리’(Tommy John Surgery)로 불리며 수많은 투수들에게 새롭게 선수생명을 불어넣었다.

특히 수술 후 구속이 5km 이상 증가하는 투수들이 쏟아지며 토미 존 서저리의 또 다른 선물 ‘강속구’가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야쿠르트 임창용은 수술 후 시속 160km에 이르는 공을 일본에서 던지고 있다. 대학시절 직구 스피드가 140km대 초반에 머물렀던 삼성 오승환은 150km에 가까운 묵직한 직구를 갖게 됐다.

과연 토미 존 서저리와 구속 증가에는 얼마만큼의 상관관계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토미 존 서저리 자체의 효과보다는 재활과정에서 진행된 체계적이고 강도 높은 훈련을 구속 증가의 원인으로 꼽는다. 스피드가 빨라지는 토미 존 서저리의 선물은 수술보다는 2년 내외의 고통스러운 재활의 결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성공사례가 많이 조명됐을 뿐 선수생명을 걸어야 하는 위험성은 여전히 매우 높다. 삼성 배영수는 2007년 수술 이후 10km 가까이 직구 스피드가 떨어졌다. 수술 결과와 재활과정에 따라 구속이 늘어나기도 하지만, 반대로 강속구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투수코치 시절 조용준 등의 수술과 재활을 지켜본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은 “토미 존 수술도 많이 발전해 안전성이 높아졌고 재활기간도 단축됐다. 그러나 정민태 코치도 무려 2년 동안 고통스러운 재활이 필요했다. 조용준은 2005년 수술 이후 단 한차례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재활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