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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그것에 대한 오해와 진실] 부드럽게 한잔? 나를 흔들어봐

입력 | 2009-06-16 16:18:00


Q. 소주를 차갑게 해서 마시면 덜 취할까요?

소주를 따뜻하게 만들어 마시면 혈액순환이 잘 되어 더 빨리 취한다는 설도 있지만 실제로 소주를 데워 먹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소주를 차갑게 마시는 이유는 목으로 넘어갈 때의 시원한 느낌, 소주 특유의 역한 냄새와 쓴 맛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하는 정도는 실온의 소주와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차가운 온도에 혀가 속아 평소보다 많은 양을 마시게 되고, 결국 그냥 마실 때보다 더욱 취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게 된다.

Q. 소주를 흔들면 진짜 부드러워지나?

요즘 알칼리 환원수로 제조해 흔들면 소주 맛이 부드러워진다는 제품이 팔리고 있다. 그런데 사실 소주를 흔들어 마시는 것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 소주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알코올비율이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다르지만 실제로 소주는 흔들어 마시면 부드러워져 마시기 좋은 상태가 된다고 한다. 소주에는 알코올뿐만 아니라 당분, 구연산 등 여러 성분이 들어간다. 이 성분이 하루 이틀 지나면서 숙성이 된다. 업체 측에서는 한 달쯤 숙성된 소주가 맛있다고 말한다.

Q. 소주 한 병은 몇 잔?

일반적인 소주잔을 기준으로 일곱 잔 정도가 나온다. 이를 소주회사 마케팅의 일환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소주를 두 사람이 마신다고 가정할 때 마지막 한 잔을 모자라게 만들었다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한 병을 더 주문하게 된다는 얘기다. 셋이 마셔도 한 잔이 모자라고, 두 병을 시키면 두 잔이 모자란다.

결국 소주병이 소주를 부르게 되는 것이다.

Q. 소주병 색깔은 왜 초록색일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마트 같은 곳에서 파는 대형 사이즈는 흰색 페트병에 담아 파는 경우가 많다. 소주병이 초록색으로 된 것은 1990년대 초 ‘그린’이란 소주가 나오면서부터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후 친환경, 클린의 이미지를 위해 타 회사 제품들도 초록색 병 소주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대세로 굳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일부에서는 투명한 병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참고로 한 시절 소주의 대명사로 불렸던 25도짜리 진로 소주는 파란색 병이었다.

Q. 소주 도수는 얼마까지 낮출 수 있을까?

부드러운 술을 선호하는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저도수 소주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소주의 도수는 어느 정도까지 낮출 수 있을까?

우리들이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주는 희석식 소주다. 알코올의 엑기스와 같은 주정을 만든 뒤 여기에 물과 감미료를 타 만든 소주인 것이다.

조세법상 주류는 ‘1% 이상의 알코올분이 포함된 음료’를 지칭한다. 이론상 1도짜리 소주도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맛! 도수를 낮추되 소주 고유의 ‘싸~한 맛’을 살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각 소주제조사들이 골머리를 싸매고 연구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