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주식시장 전망이 부정적이어서 갖고 있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펀드를 전액 환매한 50세 남성이다. 연초 대비 40% 넘게 오른 브릭스 펀드의 성과를 보면서 불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올해 펀드투자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된다.》
‘주식형 투자 비중 〓100 - 연령’ 참고하세요
원금 손실 이미 발생했다면 효율적 분산으로 위험 관리해야
2003년 시작된 주식시장 및 해외투자의 성장은 금융시장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투자 방법의 관점에서는 아직 과도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지금까지의 투자문화는 ‘전망’과 ‘유행’이란 단어로 요약된다. 브릭스 국가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친디아(중국과 인도), 러브(러시아 브라질) 펀드 유행이 대표적인 예다.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확대된 글로벌 유동성에 대한 분석 없이 올해 초 주식시장이 부정적이라는 전망에 따라 전액 환매를 결정한 건 실망스러운 일이지만 투자의 실패를 통해 바람직한 투자방법을 배우길 권한다.
첫째, 체계적인 투자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투자를 하기에 앞서 투자 원칙을 정하고 투자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둘째, 효율적 분산을 통한 위험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기대수익은 전망에 따라 가변적이지만 위험은 과학적 기법으로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투자 목표를 정한 뒤 위험을 고려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투자를 실행하는 것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투자 목적, 재산 상황, 투자 경험 등 투자 성향 분석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맞는 적합한 금융투자 상품을 권하도록 돼 있다.
일반적으로 ‘100―고객의 연령’으로 투자형 자산의 비중을 정할 수도 있다. 50세인 상담고객에게 이를 적용하면 투자형 자산의 비중은 50%다. 자산의 50%를 주식, 국내 주식형펀드, 해외 주식형펀드 등에 투자하면서 주가의 변동에 따라 비중을 늘리고 줄이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하길 권한다.
또 손실을 본 이후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높은 수익률과 긴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리 효율적 분산을 통해 위험관리를 해나가는 게 좋다. 예를 들어 20%의 손실은 25%의 수익률로 원금에 도달할 수 있지만 40%의 손실은 67%의 수익률, 50%의 손실은 100%의 수익률이 돼야 원금 회복이 가능하다.
원금이 두 배가 되는 기간은 ‘72의 법칙’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72의 법칙이란 복리투자로 돈이 두 배로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는 것이다. 72를 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두 배가 되는 기간이 대략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연 6%의 수익률을 내는 상품에 가입하면 원금을 두 배로 늘리기 위해 72÷6, 즉 12년이 걸리지만 연 9%의 수익률이라면 72÷9로 8년이 걸린다.
투자를 함에 있어 심리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투자형 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때, 특히 본인의 성향 대비 투자 비중이 과다할 때는 평상심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이럴수록 투자 원칙과 목표를 정하고 성향 대비 초과된 비중은 줄여야 한다. 현 시점에서는 지수대별 적립식 분산투자를 병행할 것을 권한다. 2007년 10월 최고점부터 적립투자를 시작한 사람은 올해 5월 말까지 원금을 회복하고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다. 같은 기간 일시금 투자의 경우 5월 말까지 ―30% 수준의 손실을 낸 것과는 대조적인 성과다. 투자 실패의 전형적 심리를 보면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간다. 이런 심리를 이겨내려면 확고한 투자 원칙과 목표가 서 있어야 한다. 마음 편한 투자란 이런 과정을 거쳐 가능한 것이다.
유태우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파트 마스터PB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