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선 바로미터… 패배는 지휘 능력 없다는 의미
지지율이 10%대로 내려앉은 아소 다로(麻生太郞·사진) 일본 총리의 진퇴는 다음 달 12일 치러지는 도쿄도의원 선거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의원 선거는 총선 시기와 바짝 붙어 있고 수도라는 상징성 때문에 총선의 바로미터로 인식되는 데다 최근 3차례 지방선거 패배에 이어 여기에서까지 진다면 아소 총리의 총선 지휘능력이 없다는 게 명백해지기 때문이다.
아소 총리도 이를 의식해 모든 도의원 후보자의 사무실을 방문하는 등 총력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직 총리가 도의원 후보를 일일이 방문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그만큼 아소 총리로서는 절박한 상황이다.
아소 총리와 가까운 자민당의 한 당직자도 최근 “총리가 후보 지원을 위해 그렇게 뛰고 있는데 진다면 어떻게 할지 각오가 돼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17일 전했다. 승패의 기준으로는 자민당이 도의회 제1당을 유지하느냐이지만, 민주당과 지지율 격차가 커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만만찮은 과제다.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관방장관은 이날 “도의원 선거와 총선은 별개로, 총리의 진퇴와는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패배했을 경우 정권은 물론이고 자신의 의원직을 잃을지도 모르는 다수 의원의 거센 퇴진 압력을 아소 총리가 이겨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도의원 선거 승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되면 아소 총리가 그 전에 국회를 전격 해산하는 방식으로 퇴진 압력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상당수 여야 의원이 지역구에서 선거체제 가동에 들어간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 아소 총리도 20일 후쿠오카(福岡) 지역구에서 자신의 선거사무실을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