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동화에서처럼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캐나다 사진작가 디나 골드스타인이 ‘비참해진 공주들’이라는 작품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골드스타인은 ‘두 사람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는 디즈니 동화 속 해피엔딩을 현실에서 재해석해 7장의 사진에 담았다.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왕자의 입맞춤으로 다시 살아난 백설공주. 왕자와 결혼한 백설공주도 현실에선 어쩔 수 없다. 네 자녀를 둔 엄마가 되어 아이들 뒤치다꺼리에 정신없다. 공주를 그토록 사랑하던 왕자는 멍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있을 뿐 육아에는 관심도 없다.
계모에게 구박받다 백마 탄 왕자를 만난 신데렐라는 알코올중독자가 된다. 왕자님은 어디에 갔는지 홀로 술집에 앉아 술잔만 기울인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할머니가 되어 왕자님과 양로원에 들어갔다. 미녀는 양로원에서도 잠만 자고 할 일 없는 왕자님은 지루한 표정으로 침대에 앉아있다. 미녀와 야수의 여주인공 벨은 성형에 중독됐다. 안젤리나 졸리처럼 두툼한 입술을 만들기 위해 보톡스를 맞고 주름도 제거하며 미모를 유지한다.긴 머리카락으로 왕자를 탑 위로 끌어 올렸던 라푼젤은 암에 걸렸다. 병원으로 왕자를 끌어 올리기 위해 가발을 이용하고 알라딘의 자스민 공주는 여전사로 변신해 전쟁터를 누빈다.
골드스타인이 디즈니 동화를 재해석한 이유는 네살배기 딸이었다. “엄마 동화 속 주인공은 어떻게 되요?”라는 질문에 답한 것이라는 소식에 누리꾼들은 ‘소아비만, 성형, 알코올중독 등 사회 문제를 잘 표현했다’, ‘기발한 아이디어다’며 작가의 재치에 박수를 보냈다.
김아연 동아일보 정보검색사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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