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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술]8000억달러 걸린 소송의 기밀 빼내와라

입력 | 2009-06-20 02:59:00


◇어소시에이트/존 그리샴 지음·유소영 옮김/432쪽·1만2000원·문학수첩

예일대 법률학회지 편집장으로 졸업을 5개월 남겨둔 카일. 버지니아 주 지방 소도시에서 이주노동자를 돕는 일을 하기로 계약한 그에게 정체 모를 남자 베니 라이트가 나타나 연봉 20만 달러에 뉴욕의 법률회사 스컬리 앤드 퍼싱에 입사하라고 강요한다.

카일은 그런 진로를 “돈에 홀려서 대기업의 창녀로 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믿지만 베일은 그를 협박하기 위해 한 동영상을 빌미로 삼는다. 카일이 학부생 시절 친구들과 열었던 파티에서 술과 마리화나에 취한 채 한 여학생과 관계를 가지는 장면이 담겨 있는 동영상이었다. 베니는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카일에게 이중첩자 노릇을 시킨다. 스컬리 앤드 퍼싱에서 8000억 달러가 걸린 군사 관련 소송 기밀자료를 빼내오라는 것.

뉴욕 월스트리트의 거대 법률회사에 입사한 카일의 일상은 혹독하다. 직원들의 이혼율이 72%에 달하고, 하루 18시간씩 일한 뒤 비좁은 사무실에서 잠을 자며, 주말은커녕 토요일 오전 7시 회의가 당연하고, 친구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한다. 비인간적이고 냉혹한 기업문화를 버텨내면서 카일은 베일의 정체를 추적하는 한편 자신이 처한 위기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모색해 간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