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이 19일 제주 엘리시안골프장에서 열린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마지막 날 7언더파를 몰아치며 합계 7언더파 209타로 우승한 뒤 우승컵에 입 맞추고 있다. 사진 제공 KLPGA
에쓰오일 골프 3R 역대 최다타수차 뒤집어
벌써 시즌 3승… “지난 밤에 우승꿈 꿨어요”
최근 들어 한국 여자프로골프에는 매 시즌 ‘지존’이 있었다. 2006∼2007년은 미국으로 진출한 신지애(하이마트)가, 지난해는 6승을 거둔 서희경(하이트)이 주인공이었다. 아직 후반기가 남아 있지만 올해는 유소연(19·하이마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소연이 깜짝 역전쇼를 펼치며 가장 먼저 시즌 3승을 거뒀다. 이달 초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챔피언십에 이은 2개 대회 연속 우승. 유소연은 19일 제주 엘리시안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만 7개를 낚으며 합계 7언더파 209타로 우승컵을 안았다. 7언더파 65타는 프로 데뷔 후 자신의 베스트 스코어다.
전날까지 이븐파에 그쳤던 유소연은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동갑내기 라이벌 최혜용(LIG)에게 8타나 뒤졌다. 하지만 마지막 날 기적 같은 승부를 연출하며 KLPGA 사상 최다 타수 차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유소연은 상금 6000만 원을 받아 시즌 상금 2억6715만 원을 기록하며 다승과 상금에서 모두 선두로 올라섰다. 시즌 2승을 먼저 거뒀던 서희경은 합계 1오버파 217타로 공동 19위에 그치며 상금 랭킹에서도 2위(2억5800만 원)로 밀렸다.
지난달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유소연과 9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던 지난해 신인왕 최혜용은 3타를 잃고 장수화(슈페리어)와 함께 공동 3위(5언더파 211타)에 머물렀다. 1999년 LG019오픈 이후 10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던 김희정(트레비스)은 한때 공동 선두에 올랐지만 18번홀(파4)에서 3퍼트로 무너지며 2위(6언더파 210타)에 그쳤다.
유소연은 연속 버디로 승부를 갈랐다. 전반에 5번(파5), 6번(파4), 7번홀(파3)에서 3연속 버디를 기록한 뒤 후반에도 13번홀(파4)부터 다시 3연속 버디를 낚으며 선두로 뛰어 올랐다.
유소연은 “밤에 우승하는 꿈을 꿨는데 너무 뒤져 있어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 프로 데뷔 후 베스트 스코어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