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가단장 이만우 교수
공공기관장 평가단장을 맡았던 이만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관장이 세운 성과 목표의 적절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관장의 의지와 노력, 선진화된 노사관계 확립 여부 등에 중점을 두고 이번 평가를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근거가 부족하거나, 도전적이지 못하거나, 큰 노력 없이도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운 기관장은 점수를 낮게 받았다”며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노사 선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해 평가 항목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별 핵심사업인 고유과제와 선진화·경영효율화 등 공통과제로 구성된 50개 항목을 객관적 지표에 따라 공정히 평가했다”며 “사전에 정해진 지침 없이 항목별 점수를 합산한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발표했기 때문에 평가 결과에 대해선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해당 기관장들의 구명운동이나 로비 시도가 많았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이번 평가를 진행하면서 한국이 정말로 ‘인맥 사회’라는 사실을 절감했다”며 “평가와 관련된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단 한 번도 평가위원들에게 말하지 않았고, 다른 위원들도 이런 원칙을 분명히 지켰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해임 건의 대상이 되는 기관장들은 불만이나 억울한 점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미안하지만 공공기관의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 선진화를 추진하기 위해 이번 평가는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