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융거래도 철저감시… 무기거래-돈줄 동시압박
게이츠 국방 “北미사일 대비 하와이에 요격망 구축”
미국 정부가 북한 선박 검색 및 대북 금융제재에 본격 착수했다. 미군은 과거 대량살상무기(WMD) 거래에 관련된 것으로 의심받아 온 북한 선박 강남호(사진)가 북한 항구를 출발하자마자 추적에 들어갔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2일 북한 선박에 대한 해상 검색을 촉구하는 내용의 대북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군과 관련 당국에 결의안 이행을 명령한 데 따른 첫 조치다.
17일 북한 남포항을 떠난 것으로 알려진 강남호는 19일 0시 현재 중국 인근 공해상을 지나 싱가포르 쪽으로 항해하고 있다. CNN 폭스뉴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18일 복수의 국방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군은 강남호를 수색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지만 강제로 정지시켜 승선하지는 않을 것이며, 수색은 선원들의 동의하에서만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정보소식통들은 “강남호의 목적지는 싱가포르 또는 동남아시아 국가로 추정된다”며 “미군은 북한 선원들의 저항에 따른 무력 충돌을 원치 않기 때문에 이 배가 항구에 닿기 전에 정선(停船)과 미군 요원의 승선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대신 미군은 싱가포르 및 주변국 정부에 강남호에 대한 급유를 거부하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또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반은 18일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따른 금융제재를 피하기 위해 각종 속임수를 동원한 현금 거래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의 주의 권고문을 발령했다. 재무부는 “모든 금융기관은 새로운 계좌나 기존 계좌로 많은 현금을 예금하는 북한 고객의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며 북한 은행 및 북한 기업과 관련된 계좌의 거래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재무부는 또 압록강개발은행 등 17개 북한 은행의 리스트도 제공했다. 달러화 위조지폐인 슈퍼노트에 대한 경계도 촉구했다.
한편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북한이 조만간 하와이 방향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에 대비해 미국 영토를 지키기 위한 요격 미사일과 레이더망을 하와이로 이동 배치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