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상반기 부동산 시장 10대 뉴스
《생각보다 빠른 회복, 지역별 차별화 심화…. 올해 상반기 부동산시장은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는 올해 초부터 가격이 크게 올랐다. 가격 오름세는 양천구 목동, 경기 성남시 분당구 등으로 확산됐지만 지방 시장은 여전히 침체돼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을 달군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 강남 재건축 아파트 인기 급등
상반기에 가장 주목받은 지역은 단연 인천 청라지구였다. 청라지구에서는 민간건설사로는 한라건설(한라비발디)이 올해 처음으로 4월 분양을 시작하면서 분양이 줄을 이었다. 청약경쟁률은 주택타입별로 최고 22.85 대 1(한화건설 청라한화꿈에그린)까지 치솟아 대부분 1순위에서 마감되는 등 건설사들조차 깜짝 놀랄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초기계약률도 90%를 넘었다.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이동중개업소인 ‘떴다방’까지 등장해 불법 전매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올해 초부터 가격이 올랐다. 1월 서울시가 한강변에 50층 이상의 고층아파트를 세울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재건축 아파트 인기는 급격히 치솟았다. 반면 같은 강남 지역이라 하더라도 일반 아파트들은 가격이 정체되거나 오히려 더 떨어졌다. 지방 시장도 여전히 침체돼 지역별로 양극화가 심화됐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송파구 잠실동에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면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심각했다. 하지만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물량이 빠르게 해소되면서 최근 전세금이 급등해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미분양 물량은 다소 줄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의 미분양주택은 지난해 말 16만5641채에서 올해 4월 16만3856채로 소폭 감소했다.
양도세 감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등 부동산 규제 완화는 시장에 온기를 돌게 만들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강남 3구에 대한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민간주택의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는 방안도 표류하고 있다.
○ 주택청약종합저축 돌풍
청약저축과 청약예·부금 기능을 합한 ‘주택청약종합저축’은 5월 6일 출시되자마자 가입 돌풍을 일으켰다. 국토부에 따르면 5월 말까지 주택청약통합저축 가입자는 587만 명이나 돼 폭발적인 반응을 수치로 보여줬다.
1, 2인 가구가 늘어나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소형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 점도 눈에 띈다. 2, 3년 전만 해도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전용면적 85m² 이하의 소형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이에 맞춰 건설사들도 소형아파트 공급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강남구 세곡동, 서초구 우면동, 경기 고양시 원흥동, 하남시 미사동 등 4곳은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로 지정됐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상반기 부동산시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규제 완화, 개발 호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예상보다 빨리, 또 훨씬 뜨겁게 달아올랐다”고 평가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되면 부동산시장이 지금보다 더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높지만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시장이 다시 위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