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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 농구 배구 “Yes”, 골프 쇼트트랙 “No”

입력 | 2009-06-20 03:51:00


농구, 배구 등에서도 왼손잡이는 희소성의 덕을 볼 때가 많다.

농구의 대표적인 왼손잡이로는 허재 KCC 감독, 오리온스 김승현이 있다. 농구도 대다수가 오른손잡이라 왼손 선수의 플레이는 익숙하지 않다. 게다가 왼손잡이의 경우 양손을 두루 쓰기 때문에 공격을 할 때 상대 수비수가 당황할 때가 많다. 그러나 왼손으로 드리블할 때 오른손잡이가 수비를 하면 차단되기 쉽다는 단점도 있다.

배구의 왼손잡이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설 수 있는 포지션은 라이트와 세터뿐이다. 왼손잡이가 레프트 포지션을 맡으면 세터의 토스 거리도 길어지고 블로킹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라이트에 서면 토스 거리도 짧고 세터를 보면서 공격을 할 수 있어 유리하다.

골프에서 왼손잡이를 보는 것은 쉽지 않다. 대부분의 골프채는 오른손잡이를 위해 만들어졌다. 눈에 띄는 왼손 선수는 필 미켈슨(미국)과 마이크 위어(캐나다) 정도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그늘에 가려 ‘2인자’로 불리지만 미국에서의 인기는 우즈 못지않은 미켈슨은 사실 오른손잡이다. 어릴 적 파일럿이었던 아버지의 스윙을 거울처럼 쳐다보며 흉내를 내다 왼손 골퍼로 굳어졌다고 한다. 특히 국내에선 왼손잡이가 골프를 배우기 쉽지 않다. 왼손잡이를 위한 연습장은 찾기 힘들고 왼손으로 치다 보면 “불편하니까 오른손으로 바꾸라”는 티칭 프로의 강권이 따르기 마련이다.

왼손잡이에게 오른쪽을 더 쓰라고 강요하는 종목도 있다. 쇼트트랙이 그렇다. 선수가 시계 반대 방향으로 트랙을 돌 때는 원심력이 발생한다. 그래서 안쪽으로 회전 반경을 빨리 줄이면서 달려야 한다. 오른발 힘이 센 오른손잡이가 유리하다.

중국의 덩샤오핑은 1970년대 말 개혁정책을 밀어붙이면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며 ‘흑묘백묘론’을 설파했다. ‘신산(神算)’으로 불렸던 프로농구 신선우 전 LG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농구에서 오른손, 왼손을 구분할 필요가 있나. 실력만 좋으면 그만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