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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박지성은 ‘외유내강’ 스타일 수줍은 듯해도 할일은 다해”

입력 | 2009-06-20 08:10:00


허감독이 말하는 지성

“좋잖아요. 너무 좋아요.” 대표팀의 ‘캡틴’ 박지성(사진)을 바라보는 허정무 감독의 시선은 따스했다. 특정 선수에게 쏠리는 스포트라이트와 시선이 감독 입장에선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허 감독은 그저 든든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박)지성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오히려 책임감이 생긴 것 같아요. 벤치의 감독이 모든 관심을 받는 것보단 선수에 몰리는 게 당연해요. 축구는 11명이 하는 동시에, 스타가 꼭 필요한 종목이죠. ‘새내기’ (기)성용이와 (이)청용이도 그렇고, 이들이 받는 사랑이 대표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허 감독은 꼭 말하고픈 게 있다. 대표팀 성적이 상승곡선을 그린 시점이, 그리고 ‘터닝 포인트’가 된 계기가 박지성이 주장 완장을 찬 때가 결코 아니라고. 그저 ‘예고된’ 수순이라고 했다. 물론, 박지성을 직접 점찍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대표팀 전체의 발전과 동력을 불어넣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는 얘기다. “언젠가 밟아야 할 길이었죠. 천년만년 한 선수에게 완장을 맡길 수는 없었습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가교역할을 할 만한 누군가를 찾던 시기에 박지성이 눈에 띄었을 뿐이죠. 3차 예선에서 부진했지만 주변에서 우려한 것처럼 겁먹은 적은 없어요. 솔직히 자연스런 계기였죠.”

당연히 ‘박지성 리더십’에 대해 할 말이 있다. 허 감독은 “박지성이 적임자였습니다. 내 스스로 그렇게 여겼고, 코치들과 선수들도 이에 동의했어요. 선수들이 먼저 추천했고요”라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박지성이 주는 존재감은 정말 크죠. 맨유에서 뛴다는 사실만으로 경외의 대상입니다. 박지성 본인도 외유내강 스타일이기 때문에 수줍어하는 듯해도 할 말, 할 일은 다 합니다. 그저 선배임을 강조하기보다 먼저 솔선수범을 보이는 스타일”이라며 크게 만족했다. 체력과 실력도 부연설명이 필요 없다. 그는 “한국이 유럽, 남미를 기술로 이길 수 없습니다”라면서 “현재로선 체력을 강조해야 합니다. 박지성을 언급하는 것도 이 때문인데, 체력뿐만이 아니라 경기에 임하는 자세, 성실성 모든 면에서 완벽합니다”라고 칭찬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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