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즈니랜드나 호주의 큰 공원에서 만나는 젊은 부부들은 대부분 2명 이상의 아이들을 동반하고 있다. 반면 한국 어린이 관련 공원에서는 아이를 1명 정도 데리고 오는 가족이 많다.
2007년 황금돼지해에 잠깐 반짝했던 출산율이 지난해부터 다시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해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인 1.19명이었다. 만약 출산율이 1.0으로 더 떨어지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300년 후에는 지구상에서 한국인이 완전히 없어지게 된다고 한다.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출산율이 떨어지면 산부인과 병원과 유아용품산업은 즉각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종국에는 국내 소비와 연결된 모든 산업이 영향을 받게 되고 모든 분야에서 국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경기는 인구문제와 직결돼 있다.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 문제의 기본은 수도권으로 지방 인구가 몰리기 때문이다.
필자가 경험한 한 사례를 소개해보겠다.
약 10년 전 인구가 10만 명 정도인 경남 밀양시에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법인 본사를 유치했다. 상주 및 유동인구는 500명 정도가 늘었는데 그 파급효과는 대단해 시내 음식점에 금방 생기가 돌았고 아파트 가격도 50% 정도 상승했다.
현 인구 5000만 명 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에서도 보육비를 지원하고 주택 분양에서 우대하는가 하면 세금을 감면하는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젊은 부부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출산율은 국가안보나 교육문제 이상으로 국가 존망이 달린 사안이므로 최고 우선순위를 둬야 하고 더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 헌법에 출산에 대한 의무를 선언적이라도 언급해야 한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국민의 의무인 국방, 납세, 교육에 추가해 출산의무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가 되고 국가의 지원이 계속될 수 있다.
둘째,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인 보육비 지원을 위해 중앙정부가 나서 과거에 한 때 있었던 방위세같이 출산과 육아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세로 보육세를 신설해야 한다. 지금같이 보육비 지원을 재정이 빈약한 지방정부가 맡게 해서는 큰 효과가 없다. 보육세를 신설해 신생아가 취학할 때까지 정부에서 책임을 지고 건강과 보육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 그래야만 젊은 부부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다. 부수적으로 보육원에서 일하는 여성 인력에 대한 고용창출 효과도 매우 클 것이다.
이러한 지원은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시급한 투자라는 점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 보육세 신설을 국회에서 조속히 입법화하는 한편 대통령 연임, 내각제 채택 등과 관련해 헌법을 손질할 때 출산의무를 헌법에 선언적으로 명시하는 방안을 추가하는 것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이방주 부동산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