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기자 2명의 재판 결과와 관련해 동아일보에서 ‘여기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데 유감을 표한다. 6월 8일부터 11일까지 동아일보를 포함해 주요 TV 신문 15개 언론매체의 139개 관련 기사를 모두 살펴본 결과 130개 기사가 ‘여기자’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오늘날 정부와 기업체에서 많은 여성이 남성과 같이 일하고 있으며 지난해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50.0%, 사법·행정·외무고시 합격률은 각각 38.0%, 51.2%, 65.7%로 여성이 남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은 더 뉴스가 아니다. 그런데 미국 기자들의 활동 내용, 억류 경위 등 본질적 내용과 전혀 관련이 없음에 불구하고 이들을 ‘미국 여기자’라고 표현한 것은 유감이다. 같은 기간 미국의 CNN 등 5개 언론매체의 10개 기사와 프랑스의 프랑스24의 6개 기사에서 ‘여기자’로 제목을 표기한 기사는 하나도 없었다. 가부장적 문화가 아직 뿌리 깊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여기자’라는 표현은 찾기 어렵다. 일본은 NHK, 요미우리신문 등 10개 언론매체의 TV뉴스와 신문기사 30개 중 4개 기사만이 ‘여기자’로 제목을 표기하였고 중국은 10개 매체 중 런민일보 등 유력한 5개 언론매체가 ‘여기자’ 대신 ‘기자’로 표현하고 있었다. 직업인으로서의 열의와 전문성을 가지고 일하는 여성들을 여성이 아니라 전문가로 대접하고 표현해 우리 사회가 양성이 평등한 사회가 되도록 이끌어 주길 바란다.
정희영 provesou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