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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섹션 피플]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입력 | 2009-06-23 02:58:00

주식투자는 한 기업의 주인이 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강방천 회장의 투자철학이다. 그는 “지금 같은 불확실성의 상황에서는 내가 주인인 1등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는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 에셋플러스자산운용


美교포 자금 한국증시로 끌어오겠다

공모펀드 등 1조규모 운용
투자원칙은 미래 1등기업 찾기

‘원조 슈퍼개미’ ‘외환위기의 스타’ ‘펀드계의 이단아’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붙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강방천 회장(49)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자산시장의 가격이 여전히 저평가된 데다 원화가 약세라는 점에 착안해 외국에 거주하는 교포들의 자금을 한국 증시로 대거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교포들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미국에 사무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 자신의 종잣돈 1억 원으로 투자를 시작해 2년 만에 그 돈을 156억 원으로 만들면서 주목받았다. 이후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을 세웠고 작년엔 이 회사를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현재 한국과 중국, 글로벌시장에 투자하는 ‘리치투게더 펀드’ 시리즈의 3개 공모펀드와 사모펀드 등 모두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한다.

강 회장의 자산운용사는 기존 운용사들과 차이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국내 운용사 최초로 펀드를 직접 팔고 있다. 그는 “판매사는 단기 수익률만을 근거로 잘 팔릴 펀드, 설명하기 쉬운 펀드, 수수료가 높은 펀드를 권하지만 이는 소비자의 이익과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펀드를 운용하는 사람으로부터 직접 설명을 듣고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가입한 뒤 3년이 지난 시점에 원금 손실이 났거나 시장수익률보다 낮으면 운용보수를 돌려주는 상품을 내놓을 계획도 세웠다. 투자자의 손익에 상관없이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에선 금융회사가 투자자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게 강 회장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금융 관련법이 마땅치 않아서 쉽지 않은 상태다.

강 회장은 국내외 증시 전망에 대해 “증시와 경제의 전망은 예측할 수도 없고, 예측할 필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식과 펀드 투자자들은 90%는 기업을 걱정하고, 10%는 경기를 걱정해야 하는데 반대로 하는 투자자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 회사의 투자 철학은 불황 속에서 구조조정을 거쳐 1등 기업이 될 수 있는 기업만을 찾아서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주목하는 투자 지역은 역시 중국이다. 중국 정부의 내수부양책이 지속되고 비(非)유통주의 거래가 허용되면서 중국 시장에 투자할 시점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강 회장은 “과거 중국 관련주로 인기를 끌던 조선, 철강주 대신에 내수와 연관된 정보기술(IT), 유통, 화장품 등이 앞으로 유망한 종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셋플러스는 운용사로는 이례적으로 ‘투자지혜 아카데미’라는 투자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는 ‘난 부자다’(cafe.naver.com/rich2gether)라는 카페를 열어 펀드 투자자들과 회사 임직원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펀드 상품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은 이곳에서 강 회장의 투자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