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불과 50명인 오지의 초등학교 학생 2명이 전국 영어말하기대회에 나가 모두 상을 받았다. 경북 영천시 임고면 임고초등학교에 다니는 이원빈 군(11·5학년)과 김수현 양(9·3학년)이 화제의 주인공. 이들은 6일 서울 사학연금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제14회 대한민국 학생 영어말하기대회에서 우수상과 장려상을 각각 받았다. 이 대회에는 전국 초등학교에서 350여 명이 참가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두 학생의 대회 참가는 경북의 오지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원어민 강사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와 영진전문대의 뒷받침이 큰 힘이 됐다. 매주 1회 이 학교를 찾아가 영어수업을 하고 있는 원어민 강사가 두 학생에게 대회 출전을 권유한 것. 이들은 한 달가량 대구에 있는 영진전문대 외국어교육원에서 하루 2시간씩 주 3회 집중 교육을 받았다. 이 군은 할머니가 매년 150포기 이상의 김치를 담그는 모습을 떠올려 ‘김장’을 주제로, 김 양은 태어나 가족에게서 첫 축하를 받는 ‘백일’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들을 지도한 이 대학 외국어교육원 강사 김현정 씨는 “학생들이 처음에는 문법과 발음이 다소 부정확했지만 교육을 받을수록 눈에 띌 정도로 실력이 나아져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 군은 “이젠 영어로 말하는 데 자신감이 생겼다”며 “영어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