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야구협회가 전국 규모의 고교야구 대회를 축소하고, 주말리그 도입을 고려하는 등 고교야구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물론 대한야구협회가 스스로 내린 결정은 아니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시에 따른 대응이다.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지만, 일단 방향은 수긍한다.
우리나라 고교야구는 대회가 너무 많다. 1970년대 고교야구 전성기 시절 때도 아니고 왜 이렇게 대회가 많은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회가 많으면 권위가 사라지고, 관심도 떨어진다. 단지 문제는 고교야구의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당장 대회를 축소하고 주말리그를 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데 있다. 따라서 정부 시책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내년부터 당장 시행은 어렵다는 것이다. 8강제도가 암묵적으로라도 존재하는 한, 전국대회의 축소는 현장의 극심한 반발을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중학교 3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시점에 적용한다든지 하는 유예기간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둘째, 주말리그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현재의 우리나라 야구장 숫자, 시설상태로는 주말리그 도입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수업을 마친 이후에 연습하기 위해서는 해당학교에 조명탑 설치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시설보충 예산을 국가가 지원하지 않는다면 고교야구부는 해체될 수밖에 없다. 축구와 달리 야구는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시설보완이 절실하다. 올해부터 중등학교 축구 주말리그를 위해, 시설보완 명목으로 정부가 100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는데, 야구도 최소한 이 정도는 투입되어야 한다.
셋째, 전국대회가 축소되더라도 게임 수는 늘어야 한다. 정부가 고교야구 정상화를 추구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우선 수업결손을 막고 학생야구의 본분을 지키자는 것이지, 경기력 저하를 목적으로 이러한 시책을 내 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주말에 지역별로 경기를 꾸준히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토너먼트 시스템에서 주말리그로 바꾸면서 게임 수마저 줄여버리면 고교야구는 고사할 수밖에 없다. 주말리그를 통해 꾸준히 경기를 할 수 있어야 경기력도 보전되고 벤치를 지키는 선수에게도 기회가 현재보다는 더 많이 올 수 있다.
야구는 축구와 달리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전국대회 축소와 주말리그 도입을 당장 시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방향은 옳다. 대한야구협회도 이번 기회에 정부에 인프라구축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항을 확실하게 전달하고 축구처럼 지원책을 다짐받아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도 ‘8강제도’와 같은 입시규정이 실질적으로 사라지도록 행정지도가 필요하다. 지금 현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시간이 문제일 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대세’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 어쩌면 아마야구 대변혁을 위한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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