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핸드볼 슈퍼리그 2차대회
“야, 미스(miss)를 했으면 소리 크게 내고, 손을 들어야지!”
임오경(38·서울시청·사진) 감독이 핏대를 세웠다. 실수는 누구나 있는 법. 하지만 “기 싸움에서 지고 들어가면 끝장”이라는 것이 임 감독의 지론. 창단 1년도 안된 서울시청의 생존전략이다.
잘못을 인정하면 동료들도 격려해 준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는 순간, 동료의 신뢰를 잃고 상대 공격도 더 거세진다. 슛 실수를 해도 “겁먹지 말고, 더 과감하게 실수하라”는 임 감독의 외침은 마침내 실업최강 벽산건설에도 균열을 냈다.
22일, 청주 국민생활관에서 열린 2009다이소핸드볼 슈퍼리그코리아 2차대회. 서울시청은 벽산건설을 31-29로 제압했다. 이로써 임 감독은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자신을 지도한 임영철(49·벽산건설) 감독과의 사제대결에서 처음으로 승리하는 감격을 맛봤다. 벽산건설은 20일 대구시청에 일격을 당하며 41연승 행진(효명건설 시절 포함)을 마감한 이후,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전반은 15-13, 서울시청의 리드. 하지만 후반 막판 25-24로 쫓겼고, 설상가상 2분간 퇴장까지 당하며 서울시청은 수적열세에 놓였다. 그 간 약점으로 지적돼 온 뒷심부족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하지만 이 날만큼은 달랐다. 고비마다 강지혜(5점)의 득점이 터졌고, GK 용세라가 벽산건설의 슛을 ‘용케도’ 잘 막아냈다. 부상중인 김경미 대신 투입된 피봇 채송희(23)도 양 팀 최다인 10득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한편, 부산시설관리공단은 대구시청을 29-28로 꺾었고, 남자부에서는 두산이 충남도청을 38-25로 이겼다.
청주|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