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본부가 주최하고 육군협회와 동아일보사가 후원한 ‘2009 육군토론회’가 이상의 3군사령관(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김학준 본사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23일 강원 철원군 평화전망대에서 열렸다. 철원=원대연 기자
육군토론회 제기
한국사회에 다문화가정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한국군도 ‘다문화 군대’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광억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23일 강원 철원군 평화전망대에서 열린 ‘2009 육군토론회’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군 입대가 늘면서 군 내 종족적 배경이 이질적인 혼혈인 병사가 증가할 것”이라며 “다문화 집단의 군대가 되면서 과거에 없던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개연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다문화가정 자녀가 청년이 되는 15년 후의 병역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며 “피부색 등 인종차별적 또는 편견적 시각이 얼마나 사라질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이 군 복무에 적극 참여하도록 군복무 가산점 등 획기적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별도의 ‘병사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군내 다문화 수용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다문화가정은 지난해 기준으로 14만8000여 가구로 매년 3만6000여 가구씩 늘고 있다. 또 다문화가정의 출산율은 일반 가정의 1.2명보다 2배가량 높은 2.3명 수준이어서 앞으로 다문화가정 출신 입대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병무청은 2007년 12월 인종 피부색 등을 이유로 병역의무에 차별이 없도록 하는 내용으로 병역법을 개정했지만 외관상 식별이 명백한 혼혈인(흑·백인계)은 제2국민역에 편입한다는 별개의 조항(65조 1항)을 뒀다. 병무청은 “현재 아시아계 입영대상자는 연간 200명으로 10년 후엔 2200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흑·백인계 혼혈인 입영대상자는 현재 연간 6, 7명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육군본부가 주최하고 육군협회와 동아일보사가 후원했다. 이상의 3군사령관(대장)과 김구섭 국방연구원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와 각계 전문가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