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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남궁민]우체국 사칭 ARS전화는 보이스피싱

입력 | 2009-06-25 02:55:00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 피해가 잇따른다. 70세가 넘은 할머니는 평생 모은 1억 원이 넘는 돈을 순식간에 날리고, 40대 회사원은 주민등록번호와 신용카드번호가 노출돼 자신의 정보가 범죄에 악용될까봐 노심초사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대생은 돈을 잃자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불특정인에게 전화를 걸어 개인 정보를 빼가거나 이체를 요구하는 전화사기인 보이스피싱은 우정사업본부에서 접수한 피해 접수 건수만 월 2만 건에 이른다. 실제 발생 건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관을 사칭하는 유형도 다양해졌다. 초기에는 국세청과 검찰을 사칭하더니 지난해부터는 우체국을 사칭하는 사례가 가장 많다. 우편물이 반송 또는 도착했다며 주소 주민번호 신용카드번호를 빼가는 개인정보 전화사기부터, 계좌와 비밀번호가 노출됐으니 안전한 계좌로 돈을 보내라는 금융 전화사기까지 우체국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국민을 위협한다.

우정사업본부는 피해를 막기 위해 보이스피싱과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매월 둘째 주 월요일을 ‘피해예방의 날’로 정해 전국 우체국에서 가두 캠페인을 벌이고, 집배원은 노인정과 마을회관을 직접 찾아 전화사기 수법을 꼼꼼히 설명한다. 집 전화에 안내스티커도 붙여준다. 또 우체국 차량에 안내문을 붙이고 우체통과 우체국 택배상자에 경고 문구를 써 넣었다. 포스터도 제작해 전국의 우체국 노인정 마을회관에 게시하고 온라인 시대에 맞춰 인터넷우체국에도 경고 팝업 창을 띄웠다.

무엇보다 중요한 대책은 국민이 전화사기 수법을 정확히 아는 일이다. 우선 ARS 전화로 우체국이라고 말하면 무조건 사기라고 보면 된다. 우체국에서는 ARS를 통해 고객에게 전화를 걸지 않는다. 우체국을 사칭해 우편물이 반송 또는 도착했다는 전화도 사기이다. 우체국에서는 전화를 걸지 않는다. 대신 문자메시지로 도착 예정시간과 배송완료만 안내한다. 집에 사람이 없으면 대문에 안내문을 붙이므로 우편물이 반송됐다고 걸려오는 전화는 사기이다. 마지막으로 우체국에서는 개인정보와 관련된 어떤 내용도 묻지 않는다. 국민이 범죄수법을 정확히 알아 전화사기가 근절되기를 기대한다.

남궁민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