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보호위해 해외주재 경찰 늘려야”
“최근 예멘에서 발생한 엄영선 씨 납치 살해사건처럼 세계 곳곳에서 한국인 피해가 이어지고 있어 해외 주재 경찰인력 확대가 시급합니다.”
9일부터 3일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박기륜 인터폴 집행위원(54·충북지방경찰청장·사진)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국제범죄에 적극 대처하고 한국인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인터폴을 통한 국제공조 또한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 집행위원은 “현재 한국 경찰은 25개국 42개 공관에 50명의 주재관이 나가 활동하고 있다”며 “그러나 1990년대 이후 급증한 테러와 마약, 인신매매 등의 국제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인터폴은 물론이고 외국 경찰과의 인적 네트워크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신속한 국제공조를 위해서는 공식 라인 못지않게 평소 쌓아놓은 인맥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경찰청 외사국장 시절이던 2006년 브라질에서 열린 인터폴 집행위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인터폴 집행위는 187개국 회원이 참석하는 총회 결정사항의 실행 핵심기구로 한국 경찰이 집행위원이 된 것은 2000년 김중겸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관리부장이 아시아지역 부총재로 선출된 이후 두 번째다.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총회를 끝으로 3년간의 임기를 마친다.
박 집행위원은 “그동안 외국의 선진 치안정책을 들여오고 한국 경찰의 우수성을 알린 것이 보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40개국 70여개 도시를 다니며 각국의 치안 고위 관계자들과 쌓은 친분을 바탕으로 해외 교포나 한국인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당한 다양한 피해를 해결하는 데도 일조했다.
그는 “세계 주요 선진국마다 폐쇄회로(CC)TV나 과학수사대(CSI) 등 과학치안 기법을 도입하고 지역사회 공동체를 치안활동에 적극 참여시키는 추세”라며 “우리도 첨단 과학치안 장비를 도입해 갈수록 지능화·광역화되는 국내외 범죄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