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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나의 길]경제개발의 길목에서

입력 | 2009-06-26 02:58:00

한국선진화포럼은 지난해 6월, 당시 시국이 외환위기 못지않은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위기 극복 방안을 제시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남덕우 선진화포럼 이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선진화 운동

한국, 선진국 문턱서 여러 난관 봉착
‘자유롭고, 살기좋고, 평등사회’ 지향
선진화포럼 발족 다양한 논의 수렴

우리나라는 1960∼80년대에 쌓아올린 경제적 기반 위에서 1990년대 초에 정치적 민주화의 길을 열었다. 그러나 산업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듯이 민주화 과정에도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문턱에서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해 있다.

먼저 정치면에서는 후진적 정치문화를 청산하지 못해 대의정치의 운영이 난항을 겪고 있고 국회가 다원화된 민주사회를 통합하는 본래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로 사회면에서는 이념의 갈등, 집단적 이기주의, 계층 및 지역 간 격차와 대립, 노사 분규, 법치주의 이완, 국민교육정책의 방황 등이 사회적 통합을 어렵게 하고 있다.

셋째로 경제면에서는 중국 경제의 도약으로 우리 전통적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고 중소기업은 재생 방도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 수출이 성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소수 품목에 집중돼 있고 소재와 부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고용 흡수력이 미약하여 청년 실업이 늘고 있다. 농업 개방이 불가피한데 농업의 기업화, 과학화 추세에 적응하지 못하는 농민들은 실의에 빠져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국가 문제들을 해결하자면 먼저 우리나라가 어디로 갈 것이냐 하는 문제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 고난과 혼돈 속에서는 갈 길을 잃거나 방황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이 나라의 갈 길은 헌법에 명시돼 있는 자유민주와 시장경제 체제다. 그런데 정치권과 정부는 민주화 과정에서 분출되고 있는 다양한 욕구를 국가이념의 원리에 따라 일관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서 사태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함께하는 지식인들이 걱정만 하지 말고 무엇인가 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각성에서 여러 차례 논의 끝에 선진화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그래서 2005년 9월 6일 ‘한국선진화포럼’을 발족시키게 된 것이다. 선진화의 목표는 자유롭고, 살기 좋고, 기업하기 좋고, 평등한 사회를 건설하는 것인데 그것은 자유민주와 시장경제 체제하에서만 가능하다고 포럼은 믿고 있다.

의외로 많은 호응을 얻어 200여 명의 학계, 전직 관료, 재계, 문화계의 인사들이 회원 또는 자문위원으로 참가했다. 회원과 조직, 임원 명단은 선진화 포럼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다. 임원진에는 동북아 물류 중심지 개발을 추진하던 나의 동료들과 경제단체 대표, 그리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같은 재계 지도자들이 포함돼 있다. 모든 회원이 회비를 내고 재계의 후원을 얻어 몇 가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월례토론회, 강연회, 심층토론회를 개최해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들로 하여금 선진화의 주요 과제와 접근방법을 논의케 했다. 거기에서 도출되는 정책적 결론을 국회, 정당, 정부 및 언론계에 전달해 왔다. 토론에서는 어떠한 색깔도 가리지 않고 논리적 귀결점을 찾는 데에 주력했다. 포럼에는 학생들이 많이 참가하고 있고 그들이 포럼의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창립한 지 3년 남짓이지만 수준 높은 포럼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