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에 정보기술(IT) 칼럼을 쓰는 저자는 “구글의 성공 신화는 문자 광고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재정 기반과 조직원들의 철저한 엔지니어 정신을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말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구글 모토는 왜 ‘악덕기업 안되기’ 인가
구글, 신화와 야망 / 랜달 스트로스 지음·고영태 옮김 / 364쪽·1만5000원·일리
구글에 관한 책은 너무나 많다. 구글에 들어가 검색해 보니 구글의 역사와 구글을 사용하는 방법, 구글의 광고 전략에 이르기까지 구글에 대한 책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국내에 번역된 책만도 수십 권은 족히 된다.
구글에 관한 책을 쓴 사람도 다양하다. 정보통신 기술을 잘 아는 전문가가 쓴 책도 있고, 경영학자가 쓴 책도 있다. 이 책은 현직 언론인이 직접 구글의 최고경영진부터 실무담당자까지 직접 인터뷰해 쓴 것이다. 구글 경영진의 생각을 생생히 전해 주고 있다.
독자들은 국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일부 포털 사이트와 구글이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할 수 있다. 포털이 과연 사용자의 사생활을 잘 보호하고 있는지, 특정 정보를 임의로 가공하거나 편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에 구글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저자는 보여 주고자 한다. 구글의 정보 공장은 사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운용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포털은 어떻게 운용되고 있을까.
구글 신화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구글의 힘은 재정적 기반에서 나온다. 그 재정적 기반은 창업 2년 후 우연히 발견한 문자광고 덕분이었다. 검색 결과 페이지에 문자 광고를 실었는데 이게 엄청난 수익을 낳은 것이다. 구글의 매출은 창업 5년째인 2002년 4억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2004년에는 14억 달러로 무려 300% 이상 성장했다. 순익도 2002년 1억 달러에서 2007년 42억 달러로 늘었다.
구글의 또 다른 힘의 원천은 엔지니어 정신이다. 창업자인 페이지와 브린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집대성하기로 했을 때 두 가지를 결심했다고 한다. 검색 결과를 수학적으로만 배열하고 구글의 컴퓨터들이 웹의 성장속도를 따라잡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핵심 기술을 직접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매진한 결과 사용자들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할 만큼 데이터 저장 용량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구글의 성공은 놀랍다. 저자는 구글이 직원들의 불만이 가장 없는 직장 같아 보였다고 했다. 파격적인 후생복지 정책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2007년과 2008년 미국 포천이 선정한 최고의 직장 1위에 오른 것은 구글 직원들에겐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구글의 성장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저자는 구글 성장의 이면에 있는 문제점들도 지적하고 있다. 도서 디지털화 작업이 저작권에 가로막혀 차질을 빚고, 유튜브 역시 저작권 문제로 소송 사태를 겪어야 했다. 구글 어스와 스트리트뷰는 초상권과 사생활 침해 문제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지메일은 e메일 내용과 관련된 광고를 붙임으로써 검열 또는 누군가 읽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구글은 ‘악덕 기업이 되지 말자’는 모토를 갖고 있다. 과연 구글 경영진은 이 모토를 제대로 실현하고 있을까. 저자는 구글이 정말 착한 기업인지 차근차근 검증한다. 구글은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흥미진진한 기업임을 보여 주고 있다.
박영균 parkyk@donga.com
▼회사 살리고 죽이는 ‘살림꾼’ CFO▼
세계 비즈니스를 바꾼 최고의 CFO / 야마다 아리히토 지음·이종렬 옮김 / 224쪽·1만2000원·예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가정에 비유하면 ‘안방 살림’을 맡은 주부다. 저자는 안방 살림을 탁월하게 꾸렸던 CFO들과 살림에 실패한 CFO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디즈니의 전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아이스너는 1984년 디즈니를 맡으면서 게리 윌슨을 CFO로 영입했다. 윌슨은 도쿄디즈니랜드로부터 받는 로열티가 엔화여서 환 리스크가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대책을 내놓았다. 20년간 들어올 로열티 총액을 6% 할인해 일본 투자자들에게 7억5000만 달러에 매각한 것이다. 이는 6%의 이율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당시로선 싼 이율이었다. 2001년 말 발생한 엔론 사태의 핵심 인물인 엔론사의 전 CFO 앤드루 패스토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인물로 꼽힌다. 그는 파생상품을 내놓으면서 회계장부를 조작함으로써 투자자들을 속였다. 저자는 “CFO는 다른 누구보다도 높은 윤리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의 시대에 맞는 분야별 리더십▼
램 차란의 위기 경영 / 램 차란 지음·김정수 옮김 / 192쪽·1만2000원·살림Biz
저자는 GE의 존 웰치 리더십 센터에서 30년 동안 강의한 경영학자다. 책에서 그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의 리더들이 분야별로 취해야 할 생각과 행동을 조목조목 서술했다. 최고경영자(CEO)에게는 위기의 시대에 맞는 경영전략을 세우라고 주문했다. 그중 한 가지로 그는 ‘현금을 우선하라’고 말한다. 그는 GE의 예를 들었다. GE는 신용등급이 높은데도 2008년 3월 불과 2주간의 현금 유동성 부족 문제로 큰 타격을 입었고, 9월에 재차 위기를 겪으며 높은 이율로 외부 자본을 끌어와야 했다. 저자는 “위기 시 경영전략은 시장점유율 상승이나 매출 목표 달성이 아닌 현금 유동성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케팅 및 영업 담당자에게는 ‘바닥 정보를 수집하라’고 조언했다. 현장의 생생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 가운데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들을 경영진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얘기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