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신발끈 다시 조이고 서민정책 펼 것”
정책자문단과 첫 회동…참석교수 “인재풀 확대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청와대로 정책자문 교수단을 초청해 조찬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이 정책자문 교수단 전원을 불러 국정 현안을 논의한 것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해간다는 차원에서다.
두 시간 반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교수들은 △국민과의 소통 강화 △중도 강화 △여당과 대화채널 상시 가동 △인재풀 확대 및 탕평인사 △서민정책 강화 △인적 쇄신 등 다양한 요구를 가감 없이 이 대통령에게 전했다.
참석 교수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인적쇄신 요구와 관련해 ‘국면전환용 깜짝쇼 인사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 대통령은 “사람을 바꾸라는 요구를 받아들여 사람을 바꿀 경우 그 다음에는 또 어떻게 할 것이냐”며 사람 바꾸는 것이 근원적 처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진의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진정성을 갖고 접근하려 하는데 잘 안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좌우에서 모두 오해를 하는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여당 의원들이 나를 만나고 나간 뒤 쓸데없는 오해가 생기는 것 같아 어렵다. 비밀도 안 지켜지는 데다 누구는 만나주고 누구는 안 만나주는 것처럼 보이는데 170여 명의 여당 의원을 다 만날 수도 없지 않으냐”며 고충을 토로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서민정책을 펼치겠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 노동자 출신인데 나는 비정규직 노동자였다”며 “신발 끈을 다시 조이고 뛰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간담회에는 강원택(숭실대 정외과) 김문조(고려대 사회학과) 김태기(단국대 경제학과) 김형준(명지대 교양학부) 송호근(서울대 사회학과) 이덕만(건국대 경제학과) 이재교(인하대 법학과) 이현우(서강대 정외과) 장훈 교수(중앙대 정치외교학과)와 박영숙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 대표, 이언오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등 11명이 참석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어 열린 확대비서관회의에서 “앞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발표할 때 그 정책이 서민들에게 어떤 영향과 혜택을 줄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며 “실제는 그렇지 않은데 부자를 위한다, 대기업을 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치와 실적을 가지고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잘 먹혀들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