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자니 몸 사리면 되레 ‘독’인데… 말자니 팀 전력 차질 생길수도
박항서 전남 감독이 딜레마에 빠졌다.
믿었던 제자에게 뒤통수를 맞은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28일 벌어질 포항과의 K리그 13라운드 원정경기 엔트리 작성을 두고 또 한 번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격의 핵 슈바, 웨슬리가 포항전에 징계로 뛰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비록 ‘미운 놈’이지만 팀을 위해 이천수를 출전시키는 게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마음이 떠난 이천수가 얼마나 제 기량을 발휘해 줄지는 미지수. 만일 부상이라도 당할까 몸 사리는 플레이를 한다면 오히려 ‘독’이 될 게 분명하다.
일단, 포항 원정멤버에는 포함된다. 박 감독은 “(이천수를) 포항에는 데려간다. 그러나 선발이나 조커로 쓸지 아예 출전 엔트리에서 뺄 것인지는 경기 당일 결정 하겠다”고 밝혔다.
만일, 이천수가 출전하게 되면 국내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페예노르트는 24일 전남에 “사우디 알 나스르와 합의가 됐으니 7월 1일까지 이천수를 보내달라”는 공문을 보낸 뒤 다음 날인 25일 “7월 1일까지 보내주지 않으면 국제축구연맹(FIFA)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이적동의서를 발급받는 절차를 밟겠다”고 재촉했다. 혹시라도 전남이 7월 1일 강원FC와의 FA컵 16강전에 이천수를 출전시킬까봐 안달이 난 모양새. 그러나 전남도 FA컵 전에 내보내기로 이미 마음을 굳혔다. 전남 관계자는 “FA컵에서 뛸 가능성은 거의 없다. 최대한 빨리 보내겠지만 신변정리 관계로 7월 1일보다는 조금 더 늦어질 수 있다고 페예노르트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남은 만일 이천수의 사우디 이적이 성사되지 않아 다시 구단으로 돌아올 경우에 대비, 확실하게 계약해지서를 받아놓겠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국내 무대에서 이천수의 모습을 보는 일은 없을 듯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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