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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일일드라마 ‘밥 줘’ 불륜-싸움-막말 눈살

입력 | 2009-06-29 02:59:00


“가족이 같이 보는 시간에…”

MBC 일일드라마 ‘밥 줘’(월∼금 오후 8시 15분·사진)가 남편의 외도가 밝혀진 뒤 본격적인 갈등 국면에 들어서면서 오열, 고성, 싸움, 막말 등 ‘불륜 드라마’의 전형을 답습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3일 방송한 21회에서 영란(하희라)은 “(남편의 외도 때문에) 도저히 못 살겠다”고 통곡하며 친구에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남편 선우(김성민)는 아내의 고통을 모른 체하고 차화진(최수린)과 계속 만난다. 영란은 언니 영심(김혜선)과 친구 정희(홍충민)와 함께 화진을 찾아갔고 화진이 느닷없이 들이닥친 이들을 비난하자 욕설과 비속어 등 거친 표현이 오갔다.

“야, 이 ×아! 남의 남편 홀려서 도둑질 연애나 하는 인간쓰레기(를) 아작 내러 오면서 약속은 무슨 약속을 하니? 행복한 남의 가정 쑥대밭 만든 주제에 무릎 꿇고 싹싹 빌어도 봐 줄까 말깐데 남의 남편 홀려대던 그 음탕한 주둥이를 어따 대고 함부로 놀리고 있어.”(영심) “말조심해. 터진 입이라고 내뱉으면 다 말인 줄 알어?”(화진) “이게 정말. 뜨거운 맛을 보고 싶어서 눈이 뒤집혔나.”(영심)

이에 화진은 “(영란을 바라보며) 내가 무서웠나? 그러니까 깡패 언니에 친구까지 대동하고 왔겠지”라고 응수한다. 머리채를 잡아 뜯는 장면도 나왔다.

25일에는 선우가 외도를 꾸짖는 동서와 주먹다짐을 벌이면서 “착하기만 하던 영란이 알고 보니 악마 같은 여자였다”고 고함을 치는 장면이 방송을 탔다. 선우와 화진의 불륜도 ‘세습’된 것이라는 설정도 억지스럽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선우의 아버지와 화진의 어머니가 내연 관계여서 두 사람이 결혼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드라마 제작진은 기획 취지에서 “환희와 고통이 교차하는 부부 간의 질곡을 주인공 영란의 시각으로 진솔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출자인 이대영 PD는 “불륜 얘기가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주소재는 가족”이라면서 “드라마에 어느 정도의 갈등이 필요하기에 불륜 소재를 넣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 대해 “가족이 같이 보는 시간대에 불륜 드라마를 만들어서 방송해야 하나”(박복숙), “이제 바람피우는 드라마, 정말 지겹다”(최윤미), “비속어 남발이 특히 심한 것 같다”(이상진)는 시청자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